![최근 시중은행이 금융 서비스 강화를 위해 타업권 금융사와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하나은행 김기석 부행장(왼쪽)이 삼성자산운용 서봉균 대표와 퇴직연금 자산운용 관련 업무제휴를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FETV DB]](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937/art_16632917960462_bdb776.jpg)
[FETV=권지현 기자] 올 들어 시중은행들이 타업권 금융사와 잇따라 손잡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높은 수준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서 해결 받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수익구조 다각화가 필요한 금융사의 필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 초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 삼성자산운용과 협업 관계를 맺었다. 하나은행은 업계 상위사인 삼성자산운용과 퇴직연금 자산관리와 관련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기금운용 노하우를 활용해 기업 특화 상품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최근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튼실한' 우군 확보를 통해 강세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1년 전보다 3조8500억원 급증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2018년 은행권 처음으로 연금사업본부를 신설, 찾아가는 컨설팅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퇴직연금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1년에는 자산관리그룹으로 연금사업본부를 옮겨 그룹 차원에서 자산관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증권사와 손잡았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의 증권서비스와 연계해 '우리WON뱅킹' 앱에서 '주식매매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제휴로 고객은 직관적인 UI(사용자환경)를 통해 실시간 시장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은행 앱이지만 증권사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수수료 강점도 보탰다. 우리WON뱅킹으로 한화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0.015%의 저렴한 매매수수료를 적용한다.
IBK기업은행은 미래에셋증권을 택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카드 가맹점의 디지털 결제를 지원하기로 업계 톱 미래에셋증권과 뜻을 모았다. 기업은행은 제휴를 통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박스 포스(BOX POS)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 결제' 안에 미래에셋증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미래에셋페이'를 탑재할 예정이다. 박스 포스 NFC 결제는 고객이 휴대폰을 이용한 간편결제를 원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을 제공해주는 통합 결제 서비스다.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 12월 증권사 최초로 전자지급결제(PG)업 인가를 완료했으며,작년 10월 NFC을 활용한 미래에셋페이를 출시했다. 현재 중국 텐센트와 공식 협약을 체결해 위챗페이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번 맞손으로 가맹점 증대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암호화폐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소들은 원화 기반 서비스인 '원화 마켓'을 운영하려면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받아야 하는데, 인터넷은행 처음으로 카카오뱅크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문을 두드린 것이다. 금융당국이 코인원의 실명확인계좌 변경 신고를 수리하면, 코인원 고객들은 거래소에서 원화 거래를 할 때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 서비스의 종류나 수보다 '퀄리티'를 더욱 따지는 고객이 늘고 있어 다양한 서비스를 내보이려고 해도 고민이 많다"며 "은행이 자체적으로 질적인 부분을 향상시키기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기존 톱티어 수준의 금융업권과 관련 서비스를 제휴해 선보이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