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 [사진=삼성전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730/art_1658796823492_db3ba1.jpg)
[FETV=김수식 기자]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길에서 사장단을 향해 던진 말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몇 번이고 기술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반도체 기술의 중점을 뒀다. 그는 지난달 7일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그는 12일간 네덜란드, 독일, 헝가리, 프랑스 등을 방문했다. 이번 출장의 초점은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맞춰졌다.
지난달 18일 귀국 당시 이 부회장은 “헝가리의 배터리 공장과 하만카돈에 갔다. BMW 고객도 만났고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ASML 방문이 제일 중요했다. 반도체 연구소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말에 삼성전자는 바쁘게 움직였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제품을 양산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25일 V1라인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이날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라는 자신감과 함께, 3나노 GAA 공정 양산과 선제적인 파운드리 기술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는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 양산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며, “핀펫 트랜지스터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을 때 새로운 대안이 될 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업계 1위 대만 TSMC 보다 먼저 3나노 공정과 차세대 공정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현재 10나노 미만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성공하면서 TSMC보다 한 발 앞선 기술력을 갖게 됐다고 바라봤다. 3나노 공정을 바탕으로 TMSC를 역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TSMC는 올해 하반기는 돼야 3나노 공정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채널의 3개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GAA 기술은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또 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MBCFET GAA 구조도 적용했다. 나노시트의 폭을 조정하면서 채널의 크기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다. 기존 핀펫 구조나 일반적인 나노와이어 GAA 구조에 비해 전류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에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나노시트 GAA 구조 적용과 함께 3나노 설계 공정 기술 공동 최적화를 통해 PPA를 극대화했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 45% 절감, 성능 23% 향상, 면적 16% 축소되었고, 이어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된다.
삼성전자의 기술에 전 세계가 주목한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을 당시 이 부회장은 3나노 반도체 웨이퍼를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3나노 공정 웨이퍼 시제품에 서명했다.
정부도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상원부 장관은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에 참석해 삼성전자 임직원과 반도체 산업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이 장관은 “치열한 미세공정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업계, 소부장 업계가 힘을 모아달라”며, “정부도 지난주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바탕으로 민간 투자 지원,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소부장 생태계 구축에 전폭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