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카카오는 메신저 회사인데 메신저 회사가 택시 회사를 운영하는 게 맞지 않아 카카오모빌리티를 파는 것이다. 헤어샵과 완구도 그래서 정리 중이다."
카카오는 18일 카카오모빌리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최근 매각설과 관련 이같이 설명했다. 카카오 경영진이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에게 매각 관련 입장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반가량 진행된 올핸즈 미팅에서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CAC) 센터장과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각과 관련돼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매각 시 보상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모빌리티를 매각하는 쪽으로 의지를 굳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센터장과 배 CIO는 매각사유를 묻는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에게 "카카오가 빠지는 것이 모빌리티 성장에 더 나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카카오 공동체의 경영 방식과 수익 확대 등 사업 확장을 꾀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 방식이 맞지 않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카카오 경영진은 이어 카카오모빌리티가 다른 계열사와 달리 매각하더라도 사업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밝혔다. 그동안 카카오 계열사라는 후광효과가 MBK파트너스에 매각이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배 CIO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서비스는 카카오톡에 의존성이 없는 서비스여서 자생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의 더보기탭 의존성이 크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은 카카오의 매각 의지를 뚜렷하게 확인했다는 반응이 더 많다. 이날 배 CIO가 "매각 시 보상 패키지를 구성 중이다"라거나 "개발자 이탈을 막기 위한 방향을 고민 중이다"는 등 매각을 전제로 한 발언을 다수 했기 때문이다. 특히 배 CIO는 "재무적 투자자는 기업 문화가 없기 때문에 기존의 카카오모빌리티 문화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은 반감을 드러냈다. 한 카카오모빌리티 직원은 "모빌리티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 같아 모빌리티를 위해서 매각한다는 설명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직원들의 매각 반대 의사에 대한 다른 설명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 계열사 또 다른 직원은 "같은 논리라면 카카오가 메신저와 관련성이 낮은 다른 자회사도 언제든 매각할 수 있다는 말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