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사진 삼성생명]](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728/art_16577589475181_3377b9.jpg)
[FETV=장기영 기자]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지자 보험사들이 한 번 가입하면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고 100세까지 보험료 인상 없이 각종 암 진단비를 보장하는 ‘삼성 건강자산 비갱신 암보험’을 이날 출시했다.
이 상품은 삼성생명이 16년만에 출시한 비갱신형 상품이다. 비갱신형은 갱신형에 비해 초기 보험료 부담이 크지만, 만기까지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주계약 가입금액은 최대 5000만원이며, 보장 개시일 이후 암 진단 시 최대 5000만원을 보장한다. 단, 1년 내에 2기 이상의 유방암, 중증갑상선암, 자궁암 또는 전립선암 진단 시 보험금을 50%만 지급한다.
신한라이프는 이달 1일 출범 1주년 기념 ‘MZ세대’ 전용 종신보험 신상품 ‘로지 종신보험’을 출시하면서 주계약 가입금액과 연계된 가입 한도 기준을 완화해 최저 금액으로 가입하더라도 암, 뇌출혈 및 뇌경색, 급성심근경색증 진단 특약을 비갱신형으로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로지 종신보험은 질병사망 보장에 대한 필요성이 낮은 MZ세대를 위해 보험료 부담을 줄였으며, 조기 사망에 대한 보장을 축소해 원하는 수준에서 보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앞선 5월 DB생명은 ‘DIY(Do It Yourself)’형 건강보험 상품인 ‘백년친구 간편한 내가 고른 건강보험’을 비갱신형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소비자가 직접 필요한 보장을 원하는 보험료 수준에 맞춰 설계하는 상품이다. 계약 갱신 시 보험료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기존 갱신형에 비갱신형을 추가했다.
고객들은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3대 질병 관련 진단, 입원, 수술, 치료, 장해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항암약물치료 등 항암치료 관련 보장을 더해 보다 두터운 암 보장 설계가 가능하다.
보험사들이 이 같이 비갱신형 상품 또는 특약을 출시한 데에는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고객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Big step)’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1.75%에서 2.25%로 인상돼 7년여만에 2%대로 복귀했다.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3회 연속 인상하면서 빚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24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 이후 24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고금리, 고물가가 지속되면 보험료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신규 보험 가입을 꺼리거나 기존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된다.
실제 올 들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대 대형 생명보험사를 비롯한 주요 보험사의 보유계약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3월 말 보유계약액은 연초인 1월 말에 비해 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보유계약액은 각 0.2%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