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카카오노조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매각을 결사 반대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매각에 의한 주가 반등 가능성을 고려해 매각 찬성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로 전환하는 사안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노조 크루유니언은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움직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전국화섬식품노조 박영준 수도권지부장,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 오세윤 네이버 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크루 유니언은 “카카오는 매각협상을 중단하고 단체교섭 및 이해당사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확장과 이윤에 치우친다는 비판에 대해 지난해 카카오가 약속했던 사회적 책임은 제대로 진전되지 못하는 상태”라며 “MBK가 모빌리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생계와 삶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승욱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전 국민이 이용하는 모빌리피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라며, “경영진과 대형 투자사들만 이익을 누리고, 플랫폼을 사용하는 국민들, 플랫폼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노동자들, 소액 투자자들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은 다수의 반대 여론이 조성돼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매각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2022년 안에 상장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자회사 연속상장 전략이 비판받기 시작했고, 주식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상장이 어러워진 상황이다.
이에 매각이 성사될 경우, 카카오는 여러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짐과 동시에 지분 매각 후 최소 3조4000억원의 현금을 챙길 수도 있다. 특히 1인당 최소 3억원 이상 스톡옵션을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직원들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선 상장보다는 매각이 이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소속 자회사의 택시 운전자 일부도 고용승계 보장, 근무환경 개선, 기본요금 상승 등 기대감 등을 보이며 매각에 적극 찬성하는 모습이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완전 매각이 아닌 2대 주주로 남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지난 7일 카카오는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10%대 매각을 통한 2대 주주로의 전환 등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에 대해 매각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노사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는 회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매각이 아닌 지분조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뀌고 경영권을 넘기는 것을 매각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불러야 하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