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727/art_16571790163074_4dc4d2.jpg)
[FETV=김수식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2분기 실적을 나란히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에게 2분기는 고난의 기간이다. 코로나19 보복 특수는 사라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덮쳤다.
게다가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등 복합적인 악재 속에 힘겨운 혈투를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만 보면 역대급 실적으로 선방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터진 악재들이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올해 하반기는 더욱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하는 내용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매출은 전년대비 20.94%, 영업이익은 11.38% 증가한 실적이다. 전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 0.85% 감소하면서 신기록 행진은 멈췄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4분기 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 77조7800억원 순으로 3분기 연속으로 신기록을 달성했다. 다만, 삼성전자 매출은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최대다.
사업부분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반도체부문에서 10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도 2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관측한다. 이에 비해 가전부문의 영업이익은 5000억 수준으로 가장 저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환율 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선방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평균 환율(1205.0원)이 2021년 4분기(1183.2원)보다 1.8% 올랐을 때 영업이익에 기여한 환 효과를 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60원으로 1분기 대비 5% 급등했다. 이를 감안하면 2분기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효과는 8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날 LG전자도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9조4720억원, 영업이익 7917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15.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0% 감소했다. 1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59.3%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2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매출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VS부문(전장)은 흑자 전환한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가 2015년 4분기 50억원의 깜짝 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면, 사업 진출 9년 만에 첫 분기 흑자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전장사업에서 8조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면서 올해 안에 전체 수주 잔액이 6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장사업 역할이 컸다. LG전자는 이날 2분기 잠정실적 설명자료를 통해 VS(전장)사업본부의 분기 매출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2015년 4분기 이후 26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다소 완화됐고,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를 기반으로 추가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LG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한 신가전,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가전 수요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이와 함께 사이니지, 에너지 저장장치 영업 등을 하는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도 최근 B2B 시장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을 올린 것은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현상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TV 등 가전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태양광 사업 중단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9000억원대로 시장 전망치인 8000억원대를 넘어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반기는 더욱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사업은 비관적 전망이 지속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전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올해 사상 첫 연 60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최근 전망치가 하향조정 됐다. LG전자도 매출은 한 달 전 추정치 83조9억원 대비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조7397조원 대비 감소하는 등 하반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