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갈 길 먼데…보험업계, 신용등급 조정 ‘희비’

등록 2022.06.20 09:14:21 수정 2022.06.20 10:25:40

나이스신용평가, 푸본현대생명 ‘상향’·한화생명 ‘하향’
한화생명, 후순위채 최대 5000억 발행 목표 달성 실패

 

[FETV=장기영 기자] 내년 새 회계제도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린 보험사들이 엇갈린 신용평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신용등급이 떨어진 한화생명의 후순위채 발행액이 당초 최대 목표액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신용등급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20일 보험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이달 14일 푸본현대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상향 조정 사유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여력 제고와 사업기반 확대, 보험영업부문 수익성 개선 등을 제시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푸본현대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제고된 자본여력을 바탕으로 채널 다변화를 추진해 사업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며 “자기자본의 우수한 질적 구성, 국내 보험영업 확대를 위한 대만 푸본생명의 지원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17일 한화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생명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보험영업부문의 현금흐름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투자영업이익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생명은 업계 2위권 생명보험사로서의 우수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보험 포트폴리오 개선 과정에서 수입보험료 규모가 정체된 가운데 지급보험금 부담이 지속되면서 보험영업부문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고, 비경상적인 투자 손실의 지속적인 발생과 투자영업이익 내 높은 비이자이익 비중 등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두 생보사의 엇갈린 신용평가 결과는 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국내 보험사들은 오는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6개월여 앞두고 대규모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제도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해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K-ICS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신용등급이 낮아진 한화생명의 경우 당초 이달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발행액은 4000억원에 그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17일 4000억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를 발행해 올해 상반기 자본 확충액이 총 약 1조3200억원으로 늘었다. 한화생명은 앞선 1월 7억5000만달러(약 9200억원)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한화생명은 현행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올해 3월 말 161%로 전년 12월 말 184.6%에 비해 23.6%포인트 하락해 금융당국 권고치를 겨우 웃돌았다.

 

RBC비율은 각종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금액인 요구자본 대비 위험으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가용자본의 비율이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한화생명과 달리 신용등급이 높아진 푸본현대생명은 올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4월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연내 최대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올해 3월 말 RBC비율은 182%로 전년 12월 말 215%에 비해 33%포인트 하락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200% 이상의 RBC비율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용등급 관리의 중요성은 최근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교보생명의 사례를 통해 재확인됐다.

 

교보생명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획득한 신용등급을 장기간 유지하면서 최근 5억달러(약 625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교보생명은 무디스로부터 8년 연속 ‘A1’, 피치로부터 10년 연속 ‘A+’ 신용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교보생명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앞서 진행한 수요 예측에는 해외 주요 채권투자기관이 참여해 발행 예정액의 7배 수준인 36억달러의 수요가 몰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수요 예측을 통해 교보생명의 높은 대외 신인도를 재확인했다”며 “이는 우수한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을 바탕으로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한 결과”라고 말했다.



장기영 기자 jky@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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