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화생명 여승주號, 동생까지 챙기느라 허리 휜다

등록 2022.06.07 09:27:38 수정 2022.06.07 10:02:28

5000억원 채권 발행 앞두고 한화손보 채권 1150억원 인수
수익·건전성 동반 악화 속 여승주 사장 내년 3월 임기 만료

 

[FETV=장기영 기자]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맏형인 한화생명이 수익성과 건전성 동반 악화 속에 동생 한화손해보험까지 챙겨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 울상이다. 특히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 급락으로 최대 5000억원 규모 채권 발행을 앞둔 상황에서 한화손보가 발행한 채권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개선이 불투명한 가운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이사 여승주 사장의 고민이 깊어졌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31일 한화손보가 발행한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중 1150억원(77%)을 인수했다.

 

한화생명은 한화손보 주식 51.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을 통해 한화손보를 비롯한 나머지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한화손보의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현행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화손보의 올해 3월 말 RBC비율은 122.8%로 금융당국 권고치 150%를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말 176.9%와 비교하면 54.1%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은 각종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금액인 요구자본 대비 위험으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가용자본의 비율이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최근 국내 보험사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RBC비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동생 격인 한화손보의 RBC비율이 하락하자 ‘구원투수’를 자처한 한화생명. 그러나 현재 한화생명은 동생을 도울만한 처지가 아니다.

 

한화생명의 올 3월 말 RBC비율은 160%로 금융당국 권고치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184.6%에 비해 24.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삼성생명(246.1%)과 교보생명(205.1%)을 포함한 3대 대형 생명보험사 중 최저치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지난 1월 7억5000만달러(약 9200억원)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를 발행한데 이어 이달 최대 5000억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한화생명 역시 최대 5000억원의 자본을 쌓기 위해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화손보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셈이다. 특히 한화생명의 전체 후순위채 발행 예정액 중 1200억원은 한화투자증권이 인수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계열사간 ‘채권 돌려막기’를 하는 모양새다.

 

한화생명은 올 들어 건전성뿐 아니라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돼 여승주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여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올해 경영성적표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생명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3115억원에 비해 2719억원(87.3%) 급감했다. 매출액은 7조76억원에서 7조2556억원으로 2480억원(3.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367억원에서 1307억원으로 3060억원(70.1%) 줄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영업손익이 2013억원 이익에서 582억원 손실로 돌아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1942억원에서 509억원으로 1433억원(73.8%) 감소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직원들의 전직 지원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장기영 기자 jky@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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