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큰 손’ 국내외 투자자들이 찾는 금융사는

등록 2022.04.19 10:17:19 수정 2022.04.19 10:38:58

피델리티, DB손보 지분 9% 돌파...국민연금, 16개월 만에 10%대
높은 성장률·배당주 투자 매력...KB·신한·하나금융 지분은 줄여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가 아니었다.  

 

국내외 증시 '큰 손'인 기관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DB손해보험으로 몰리고 있다. 보험주가 금리 상승기 선호주로 꼽히는 데다 높은 성장성, 배당 매력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큰 손은 대형 금융지주의 지분은 줄였다.  

 

1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Fidelity Management & Research Company LLC)는 지난 11일 DB손보의 지분을 0.7%포인트(p) 늘려 총 9.38%를 보유하게 됐다. 주식수로는 49만2724주 불어난 것으로, 이날 종가(7만1900원)로 단순 환산할 경우 355억원 규모다. 피델리티가 올해 국내 금융사에 투자한 가장 큰 액수다.

 

주목할 점은 지분 추이다. 피델리티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DB손보에 투자하기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지분을 줄이지 않았다. 역시 같은 해 7월 처음으로 현대해상의 주식을 사들인 피델리티가 올 3월 현대해상의 지분을 기존 6.54%에서 5.19%로 1.35%p 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2021년 2월 5.04%이던 피델리티의 DB손보 지분은 지난해 7월 8%를 돌파(8.55%)한 데 이어 이달 처음으로 9%를 넘어섰다. 피델리티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DB손보의 지분만 9% 이상 확보하고 있다.

 

 

국내 큰 손도 DB손보를 찾았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17일 DB손보 지분 0.45%p를 추가로 확보, 총 10.32%를 보유하게 됐다. 주식수로는 32만1037주 늘어난 것으로, 이날 종가(5만8700원) 기준 189억원 규모다. 이는 국민연금이 올해 대형 금융지주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연금은 올 들어 KB·신한·하나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 3곳의 지분을 모두 1%p 이상 줄였다. 국민연금의 이들 지분은 KB금융 8.94%, 신한지주 8.76%, 하나금융지주 8.91% 등으로 모두 9%를 밑돈다. 

 

국민연금의 지분 추이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연금이 DB손보의 지분을 10% 이상 확보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지난해 DB손보 지분을 9.87%(1월), 8.86%(2월)까지 연이어 줄인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이후 다시 DB손보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 현재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을 확보한 보험사는 DB손보가 유일하다. 

 

이처럼 국내외 큰 손들이 올해 DB손보에 몰린 데는 '성장성'이 큰 몫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DB손보는 당기순이익(별도기준) 7769억원을 기록, 1년 전(5022억원)보다 54.7%(2747억원) 성장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DB손보의 영업이익은 1조6060억원으로 전년(6776억원)보다 56.5%(3830억원) 급증했다. 순익, 영업이익 성장률의 경우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보다 모두 10%p 이상 높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순익,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42.5%(3258억원), 43.3%(4409억원)이었다.

 

특히 성장성과 관련해 DB손보의 상대적으로 낮은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이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5%로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80%대를 밑돌았다. 이에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은 2143억원을 기록, 12개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영업이익은 각각 1446억원, 993억원이었다.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DB손보의 지난해 결산배당 시가배당률(보통주)은 6.0%이다. 대형 보험주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2019년 DB손보 시가배당률이 2.7%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3.3%p 늘린 것이다.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 등 손보 빅3 가운데 가장 큰 확대폭이다. DB손보의 2021년 배당성향은 27%로, 지난 5년 간 매년 1%p 내외 확대해 왔다.

 

금융권은 DB손보의 호실적을 전망하며 큰 손들의 투자 행보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보의 원수보험료는 올해 6% 내외의 성장률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기대 이상의 비용 관리 능력과 보험료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보는 올 1분기 순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며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1분기 자동차 손해율은 2~3월 손해액 감소로 재차 80%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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