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생명보험업계 1·2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보험영업 '적자의 굴레'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의 영업이익은 보험영업이익과 투자영업이익으로 구성되며, 이 중 보험영업이익은 보험사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가늠케 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에 삼성·한화생명이 수익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보험영업부문에서 702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 1415억원의 이익을 냈으나 1년 만에 8439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한화생명도 상황도 비슷하다. 2020년 54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한화생명은 지난해 100억원 가량 그 규모가 늘며 5534억원 적자를 냈다. 이들 보험영업 적자는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과 비견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별도 기준 각각 8519억원, 4106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순익에 버금가는 적자를 낸 것이다.
주목할 점은 보험영업 손익 추이다. 먼저 삼성생명은 지난 2018년 1조3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더니 이듬해 손실액이 7200억원 이상 늘며 적자 규모가 2조원에 육박했다. 2020년 겨우 흑자로 돌아선 삼성생명은 지난해 약 8500억원 순손실을 내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5년 새 최대 낙폭이다.
![생보 '빅3' 보험영업 손익 추이(단위: 억원). [자료 생명보험협회]](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415/art_16497247678863_a15446.png)
한화생명은 더 오래 적자를 냈다. 2017년 5381억원의 보험영업 흑자를 낸 한화생명은 이듬해 7655억원 적자로 전환, 그 이후 단 한 번도 보험영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했다. 4년 연속 적자 행보로, 생보 '빅3' 가운데 유일하다. 빅3 나머지 한 곳인 교보생명은 지난해 68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8~2019년 연평균 7000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 2년째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한화생명이 보험영업부문에서 적자 구조를 끊어내지 못하는 데는 '비용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적지 않은 보험료를 거두고도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험금과 사업비 등이 더 크게 늘어 보험영업에서 손실을 봤다는 얘기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이 다시 상승한 것이 보험영업손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도 "만기, 해약, 중도인출이 늘어 지급보험금 규모가 확대된 점이 보험영업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생명의 지난해 보험영업수익은 17조9697억원으로 1년 전(18조270억원)보다 0.3%(573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험영업비용은 17조8856억원에서 18조6721억원으로 4.4%(7866억원) 증가했다. 1년 새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보험영업수익은 10조3136억원으로 1년 전(10조2324억원)보다 0.79%(812억원) 늘었지만, 보험영업비용은 10조7771억원에서 10조8669억원으로 0.83%(898억원) 증가했다.
이에 두 회사의 보험영업 적자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 보험료의 합리적인 책정,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비 절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0년과 같이 코로나19 여파로 손해율이 잠시 주춤하면 보험영업이 흑자를 내고, 지난해처럼 다시 손해율이 오르면 적자를 내는 현재 구조는 이들의 총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아쉬운 비용 관리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보다 자산 규모가 적은 교보생명이 2019년 9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으나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동성 관리에 힘쓰고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생보 빅3의 총자산 규모는 삼성생명 310조원, 한화생명 130조원, 교보생명 119조원 순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는 현재 시점에 보험료를 거두고 미래 시점에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의 급증이나 계속보험료 급감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가격책정과 언더라이팅 등을 통해 보험영업 이익 관리가 가능하다"며 "보험영업이익이 악화되고 있다면 보험종목별로 성장률 등을 따져 수익성 측면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