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로 인해 올해 보험 신상품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 검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414/art_16493744959278_26be62.jpg)
[FETV=권지현 기자]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된 5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보험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완치 판정을 받은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말을 할 때마다 기침이 끊이지 않고 갑작스런 혈압 상승으로 인해 극심한 두통을 앓는 등 후유증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기존에는 아내와 딸이 가입한 보험에 큰 관심이 없던 A씨였지만 이번 기회에 가입 상품과 특약 내용을 점검, 꼼꼼히 약관도 살펴 부족한 보험이나 보장 등이 없는지 돌아보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 보험 신상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대에 걸쳐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안전과 피해 보상을 중요시하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보험 신상품 수는 총 16개로 나타났다. 1년 전(10개)보다 60% 증가한 수치다. 1분기 기준 보험 신상품 수가 전년보다 절반 이상 증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20년 18개였던 보험 신상품 수는 지난해 절반 가까이 줄더니 올 들어 다시 급증했다. 올해 신상품 수가 늘어난 데는 코로나 장기화와 확진자 급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확진에 따른 통증과 체력 저하, 후유증 등이 건강 악화에 대한 준비·보장 태세를 갖추도록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보험 상품 출시가 주춤했던 지난해 1분기는 코로나 초창기인 전년에 비해 확진에 대한 두려움이 수그러든 상태였다. 질병관리청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2020년 1월 20일 이후 급격한 확산세로 인해 확진자 수는 한 달 만에 세 자릿수를 기록, 2월 29일에는 909명까지 치솟았다. 이후 2020년 12월 1000명대에 달했던 확진자 수는 2021년 1분기 감소세로 돌아서 2월 한때 200명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스트 코로나'가 처음 언급된 것도 이 시기였다. 특히 손해보험 신상품 출시가 급감했다. 2020년 10개이던 손보 신상품은 1년 만에 5분의 1로 대폭 줄어 현대해상의 전기차 전용 자동차 보험, KB손해보험의 KB암보험 등 단 2개 상품이 출시됐다. 통상 손보 상품이 생보에 비해 다양하게 보장 항목 등을 구성할 수 있어 소비자의 '필요'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기 손보 상품 수의 감소는 보험사들이 고객의 니즈가 전년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1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7월 이후 급증한 확진자 수는 이전과 달리 뚜렷한 하향세 없이 지속적으로 증가, '코로나 장기화'라는 국면을 가져왔다. 올해 2월 18일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3일에는 역대 최다치인 49만명을 넘어섰다. 나와 주변 건강에 대한 관심에 더해 육체·정신적 치료에 대한 집중도도 덩달아 급증했다는 얘기다.
이에 보험사들이 내놓은 신상품 수도 눈에 띄게 불었다. 특히 손보 상품이 확 늘었다. 작년 1분기 2개이던 신상품 수는 올해 11개로 4.5배 증가했다. 반면 최근 3년간 꾸준히 8개 정도의 상품을 출시하던 생보사들은 올해 5개를 출시,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신상품을 줄였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건강과 보장에 대한 관심이 보험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혼인·출산의 감소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등이 업계간 차이를 불러온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비대면 채널을 불문하고 보험 가입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건강과 보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이후에도 보험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생보보다는 손보 상품의 수요가 더 클 것이란 전망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30~40대의 사망률 감소, 비혼, 출산율 감소로 이들 계층에서의 사망보험과 종신보험에 대한 수요 창출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만성질환 증가 등의 영향으로 건강관리 및 질병 보장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