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좋은데...아우보다 못한 한화생명 주가, 왜

등록 2022.03.29 10:53:34 수정 2022.03.29 11:09:00

순익 150% 급증, 주가는 '제자리'...자회사 한화손보 '우상향' 대조 
이차역마진 부담·생보업 부정적 전망 영향...'신계약' 회복이 변수

 

[FETV=권지현 기자] 한화생명의 주가 '속앓이'가 계속되고 있다. 자회사 한화손해보험보다 좋은 실적에도 시장과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전날(3020원)보다 4.64%(140원) 오른 3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생명이 3100원대에 재진입한 것은 23거래일 만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전장(4965원)보다 2.11%(105원) 상승한 5070원으로 마감했다. 한화손보는 이날 2거래일 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한화손보는 한화생명이 지분 51.4%를 보유한 자회사다.

 

주목할 점은 두 보험사의 주가 추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3050원을 기록, 이후 3000원대 초반을 유지하며 좀처럼 큰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2월 24일 2940원까지 떨어진 주가는 이달 8일 278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1일 3490원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해가 바뀌어도 횡보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한화생명이 별도 당기순이익 4105억원을 기록, 전년(1640억원)보다 150%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반응이 아쉽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화손보의 주가는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더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지난 1월 4일 3860원이던 주가는 이달 28일 5070원으로 31.3%(1210원)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1일 3580원이었던 한화손보는 지난 2일 4020원을 기록하더니 이달에는 종가 기준 세 차례나 5000원을 돌파했다. 한화손보의 주가가 5000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 7월 6일(5040원)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한화손보의 지난해 별도 순익은 1559억원으로 전년(884억원)보다 76.4% 성장했다.

 

한화생명이 한화손보보다 순익이 두 배 성장하고도 주가가 힘을 못쓰는 데는 한화생명의 특수성과 상대적으로 어두운 업계 전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이차역마진과 부(-)의 듀레이션 갭을 가진 대형 생명보험사로 내재가치에 대한 금리 민감도가 다른 보험사보다 높다. 특히 요즘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으로 인한 이차역마진 손실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손실 감소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더디게 반응하는 데는 '시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역마진 부담이 줄어들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좋은 환경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계산이 주가 한계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이차역마진 부담 완화는 긴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대응 방법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생보업계에 대한 어두운 전망도 시장의 반응을 더디게 만들었다. 보험전문가들은 저연령 인구 감소, 혼인 감소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손보사에 비해 생보사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통계청이 2019년 발표한 '장래가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비중은 2017년 24.1%에서 2027년 32%, 2037년 41.5%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사 상품 수요 확대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생보사의 저성장 국면은 수치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보사는 2015~2020년 연평균 보험료수입이 0.7% 늘어난 반면 손보사는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이익률)의 경우 생보사는 연평균 0.4%, 손보사는 1.1% 상승했다. 이보다 앞선 2010~2019년에는 이미 50대 이상을 제외한 전연령대에서 생명보험 신계약 증가율이 마이너스 전환했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생명·장기손해보험통계자료집'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30대의 신계약 증가율은 생보 –7.2%, 손보 0.5%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은 한화생명이 최근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힘을 싣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화생명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현재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계사들을 비전속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전속설계사의 경우 자사 생명보험만 판매할 수 있지만 GA 비전속설계사는 여러 생보사 상품은 물론 손해보험도 고객에 추천, 판매할 수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올해 주요 변수는 신계약 성장성 회복 여부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신계약비 이연 여력의 축소, 수입보험료 둔화 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지현 기자 jhgwon1@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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