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황현식 대표 체제의 1주년을 맞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괄목할만한 손익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상차손 규모를 대폭 줄이며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다만 5G 효과로 실적은 크게 오른 반면, 가입자수는 경쟁사에 비해 낮았고 증감률도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 대표의 ‘책임 경영’ 의지에도 주가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못했다.
올해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5G 기지국 구축이 더딘 가운데 올해 회사의 투자 규모는 예년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품질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손상차손 줄자 수익성 개선...5G 가입자는 미미=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8511억원, 영업이익은 97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2%, 10.5%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치에 달했다. 통신 및 기타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겼지만 단말기 판매로 인한 매출은 2조6380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2500억원 가량 늘어난 7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손상차손 규모가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전년보다 93.2% 줄인 269억원을 회계 처리했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 중인 유·무형자산의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낮을 경우 이를 손실로 반영한다. 100만원이던 자산 가치가 30만원으로 떨어지면 70만원을 손실 처리한다는 의미다.
손상차손은 현금을 유출하지 않지만 ‘영업외비용’으로 처리돼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준다. 실제 회사의 순이익은 늘어난 반면 영업외비용은 2020년의 6분의 1 수준인 785억원에 그쳤다. 손상차손이 감수할 수록 장부상 손실 평가도 줄어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8㎓ 5G 기지국 주파수 이용권을 손상처리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5G 가입자수는 경쟁사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5G 가입자는 461만여명으로 조사됐다. 1년 전에 비해 67% 이상 증가했지만 경쟁사보다 가입자수가 적었음에도 증감률은 SKT(80%), KT(76%)에 비해 저조했다.
◆자사주 매입에도...주가 지지부진=지난해 아쉽게 놓쳤던 영업이익 ‘1조 클럽’은 올해에는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황현식 대표의 책임 경영 의지에도 주가는 하향 곡선을 나타내고 있으며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황현식 대표는 작년 4월,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기대 이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1일 1만34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52주 신고가를 세운 지난해 6월9일(1만5900원) 대비 18.2% 이상 감소한 상태다. 당시 황 대표는 총 3억1500만원을 투자해 주당 1만2600원에 2만5000주를 매입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이 유력하다. 이순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개선, 마케팅비 관리, 홈과 기업부문의 고성장에 힘입어 1조원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작년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회사의 목표주가를 한 곳도 상향 조정하지 않았다. 유안타증권은 오히려 2만2000원에서 2만원으로 내린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311/art_16472193340824_3b1c5d.jpg)
◆5G 기지국 구축 저조, 올해 설비투자 줄일 듯=통신 3사의 5G 기지국 구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관련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SKT와 KT가 ‘준공완료’한 28㎓ 5G 기지국은 각각 99대와 39대다. 반면, LG유플러스 기지국은 한 곳도 없었다. 기지국 구축의 행정절차는 개설신고→준공신고→준공완료 등 3단계를 통해서 이뤄진다. 장비에서 전파가 나가기까지는 2단계 기준이 적용되는데 LG유플러스는 ‘준공신고’ 기준 가장 많은 354대를 구축한 상태다.
준공 완료 절차는 한국전파진흥원의 검사로 마무리되지만 장비결함·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경우에 따라 심사가 미뤄질 수 있다. 이에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준공완료는 구축 일정과 관련이 돼 있는데 당사의 기지국 구축이 경쟁사에 비해 늦어질 경우 행정 절차가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 3사가 지난해 말까지 구축을 약속한 5G 기지국은 4만5000개다. 하지만 준공신고를 기준으로 해도 구축한 기지국은 520대에 불과했다. 정부 평가에 따라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이 내려질 수 있지만 LG유플러스는 오히려 설비 투자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회사의 네트워크 사업 투자 금액은 2조3455억원으로 전년 보다 1.47% 줄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은 상태지만 올해에도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