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네이버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가 한층 냉정해졌다. 당초 네이버 주가를 50만원 이상으로 전망했던 증권사들이 일제히 40만원대까지 내려잡는 등 눈높이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의 압박과 시장 경제의 불확실성이 작용하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수익률까지 떨어지는 추세지만 주가 하락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는 특히 신사업을 앞세워 외형 성장을 도모하는 등 총력전을 계획하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나선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21년 9월1일~2022년 2월3일 주가 추이 [사진=한국거래소 캡쳐]](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205/art_16439339420982_5e8865.png)
◆도대체 어디까지...네이버의 눈물='빅테크 대장주' 네이버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3일 현재 32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3.4% 올랐지만 52주 신고가를 세웠던 지난해 9월6일(45만4000원)과 비교하면 13만원 가량 떨어진 상태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2조원 가량을 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들이 각각 1조3000억원, 6700억원 가량을 매도하며 주가를 끌어 내렸다.
업계에서는 금융권의 플랫폼 규제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융 지원 서비스업을 담당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상품을 '광고'하며 규제를 피하자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금융위 등록 절차를 밟게 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빅테크그룹의 감독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잠재위험도 점검할 방침이다.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인한 실적 감소, 미국의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경기 위축 등이 우려되는 데 따른 조치 일환이다.
업황 불황으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눈높이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41만원으로 내다봤다. 당초 지난달 5일에는 50만원으로 설정했지만 금리 인상 및 QT(양적 긴축)에 따른 성장 제한을 이유로 20여일 만에 하향 조정했다. 또 실적부진, 성장흐름 둔화 등으로 삼성증권(49만원→42만원), 카카오페이증권(54만원→46만원), 한화투자증권(56만원→50만원), 유안타증권(55만원→50만원) 등도 줄줄이 내려 잡았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커머스·광고 사업의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 부진이 예상되고 정부규제 관련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매크로(거시 경제) 변화에 따른 비우호적 환경까지 조성됐다”며 “일부의 반전 가능성이 나타날 때 단기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마진보다 매출” 성장 생태계 구축한 네이버=네이버에 대한 시장 평가는 냉혹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올해에도 매출 증대를 통한 ‘외형성장’에 집중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서치플랫폼을 뛰어 넘어 커머스, 플랫폼 등 신사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는 게 네이버 최고경영진(CEO)의 계산이다. 이미 관련 사업의 생태계를 구축한 만큼 시장의 눈높이가 변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에 기록한 반면 수익성은 떨어지는 이중적 실적을 나타냈다. 2019년과 2020년 영업이익률은 각각 26.5%, 22.9%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9.4%까지 떨어졌다. 인력 충원과 상여 및 퇴직금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떨어지자 수익률도 덩달아 하락한 셈이다. 특히 네이버는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사업 등에 집중하고 있어 수익성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을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매출 성장률이 높은 부분들은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이다. 이같은 분야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가 어느 정도 결실이 맺어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도 마진율에 대해서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지만 마진율과 성장률 가운데 우리는 매출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매출 비중은 서치플랫폼과 신사업에서 각각 절반씩 발생한다. 신사업으로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쇼핑 사업인 커머스와 ▲소상공인 대출과 네이버페이 등 금융사업을 담당하고 핀테크 ▲웹툰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콘텐츠 ▲인공지능(AI), 로보택시 등 미래기술을 책임지는 클라우드 등으로 구분된다. 네이버의 외형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는 각 사업별 연계성과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간 시너지 효과다.
커머스 부문은 네이버 검색·쇼핑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한다. 국내 1위 택배업체인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 사업으로 배송 시스템을 구축, 검색→주문→판매→배송으로 이어지는 물류 생태계를 구축했다. 브랜드스토어와 스마트스토어 모두 거래액과 신규가입이 늘어나면서 네이버 페이의 결재액도 동시에 증가해 핀테크의 성장도 이뤘다.
네이버의 콘텐츠 부문은 잠재력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웹툰 IP를 보유한 네이버 웹툰과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로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를 영상화하기 위한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까지 설립했다.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를 보유한 CJ E&M과의 지분 교환도 마쳤다.
네이버는 또 MZ 세대를 타깃으로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V라이브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에는 제페토와 웹툰 등 콘텐츠 사업을 앞세운 글로벌 사업 확장과 클라우드와 커머스 사업 등으로 외형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