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252/art_16408415692125_73df6a.jpg)
[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는 올해 LCD(액정표시장치) TV 시대를 허물고 QD-OLED(퀸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 진출한다. 10년 만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으로 완제품 공개가 임박한 상태다. 다만, LG디스플레이와 OLED 협업 가능성이 가라앉지 않아 경영진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자존심이냐 실리냐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 OLED TV 공개 초읽기…LGD와 협력 꼬리표=1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가전 축제로 평가 받는 CES 2022가 열린다. TV시장의 관심사는 삼성의 OLED TV 공개 여부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 출하식을 열고 QD OLED 패널 공급을 시작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TV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LCD 기반 TV의 신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CES에 전시하지는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 OLED TV는 OLED에 QD 필름이 추가된 게 특징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QD는 명암 단계별로 광범위하고 세밀하게 정확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 발광원으로 파란색을 사용해 밝은 휘도 표현도 가능하다. 이 빛을 받아 컬러를 표현하는 빨간색과 초록색도 높은 색순도의 컬러 빛을 만들어 낸다.
QD를 활용하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가까운 색을 표현해 줄 수 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또 빛을 전방위로 발광해 시청하는 각도에 상관없이 균일한 휘도와 색감을 전달한다. 백라이트도 없어 픽셀별로 광원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명암비도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QD를 적용한 TV는 LCD TV 대비 HDR(고명암비)을 30% 이상 높이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2년 OLED TV를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수율(생산품 가운데 합격품 비율)이 낮은 탓에 LCD TV 생산 체제를 유지했다. 컬러필터를 적용하면 색 재현력이 부족하고 컬러필터 없이 OLED의 대형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 수명이 짧고 잔상(번인)이 심하다는 이유로 OLED TV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따라서 QD OLED TV의 상용화는 수율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CES 2022에서 공개된 OLED 기반 'QD-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http://www.fetv.co.kr/data/photos/20220101/art_16413407103462_35c05b.jpg)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수율은 확인해줄 수 없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50%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패널 2개당 합격품이 1개에 그친다는 뜻이다. 수율이 떨어지면 대량 생산도 불가능한 만큼 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지배력 확대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이 글로벌 유일의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해야 한다는 꼬리표가 꾸준하게 따라붙고 있는 상황이다.
QD OLED 패널 생산량도 부족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월 생산량은 3만장으로 이는 삼성전자의 한해 TV 판매량중 1~2%에 불과하다. 캐파(CAPA : 생산능력)를 늘리기 위해 생산라인 구축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TV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LCD 패널 생산량도 유지할 필요성이 있고 중소형 제품에 OLED 패널 탑재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광저우 공장을 가동하면서 연간 OLED TV용 패널 생산량을 1000만대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OLED TV 출하량 전망치가 700만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공급 능력은 충분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하면 손해 볼 이유가 없다.
![[사진=하이투자증권]](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252/art_16408415697167_4fd2d9.png)
◆삼성, LGD와 협력은 자가당착…시장은 긍정 평가=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하려면 과거의 발언을 뒤집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종희 DX부문 부회장은 그동안 LG와의 협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일축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CES 2020 당시 “OLED는 안한다”고 했고 지난해 열린 월드IT쇼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도입은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과거 상황을 비춰봤을 때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도입한다면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협력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 공급 능력은 삼성디스플레이보다 10배 높아 향후 삼성전자가 회사의 OLED 패널 구매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는 “OLED 패널 가격이 높아 수익성에 우려하고 TV 라인업은 과부화 될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지난해 55인치 LCD TV용 패널 가격은 200달러 중반을 나타냈다. 4년 만에 20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이같은 가격 강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LCD 위주의 TV를 제조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수익성 부담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TV용 OLED 패널 가격은 LCD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수율 확보와 대량 생산에 성공하며 꾸준하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500달러 대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서로의 기술력을 폄하하며 소송전도 불사했던 삼성과 LG는 올해를 기점으로 OLED 동맹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양사 모두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의 영향력 확대를, 주문량이 늘어난 LG디스플레이에는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권을 두고 경쟁해온 양사가 새해들어 머리를 맞대고 OLED 대세화를 이끌어 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