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 "적과의 동침?" OLED 첫 시험대 오른 삼성전자 한종희 LG 손 잡을까?

등록 2021.12.08 09:27:46 수정 2021.12.08 09:27:56

SET부문 수장된 한종희 부회장, QD OLED TV로 첫 번째 경영평가
내년 OLED TV 도전, 생산량 미미하자...“LG디스플레이와 협업해야”
중국 의존도 높아 가격경쟁력 우려…안정화 위해 LG LCD 패널 비중 높일까

 

[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각자 사업으로 운영되던 CE(가전)와 IM(모바일)을 전격 통합했다. 삼성전자의 핵심인 가전과 모바일 사업이 SET(세트) 부문으로 통합 출범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총괄한 한종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하며 SET부문의 지휘봉을 맡겼다. 

 

SET부문 초대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의 첫 시험대는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TV다. QD OLED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낙점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이며 곧 TV로 제작된다. 글로벌 TV 시장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OLED TV는 새로운 도전이다. TV 시장이 점차 OLED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QD OLED의 평가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TV 사업 안정화를 위해 삼성이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QD OLED 생산량이 미미한 만큼 OLED TV 생산을 위해 LG에서 패널을 공급받아야 한다. 또 QD OLED TV 대세화까지 갈 길이 멀어 주로 중국에서 공급받는 LCD(액정표시장치)까지 LG 패널이 필요하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OLED TV 진출하는 삼성, “LG와 협업해야”=한종희 부회장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와 협업을 전면적으로 부정해 왔다. 지난해 CES 2020에서는 “삼성전자는 OLED는 영원히 안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고 올해 월드IT쇼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도입은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동맹’ 필요성을 꾸준하게 거론하고 있다.

 

15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내년에 OLED TV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QD OLED 출하식을 열며 대형 OLED 패널 생산을 본격화했는데 이르면 내년 CES 2022에서 QD OLED TV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산량이 문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생산량은 월 3만장으로 이는 삼성전자의 한해 TV 판매량 중 1~2%에 불과하다. OLED 시장을 장악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8세대(2200㎜×2500㎜) OLED 패널 생산량은 한해 17만5000장 가량이다. 이는 OLED TV 패널을 연간 1000만대 가량을 만드는 생산 능력이다. 내년 OLED TV 출하량 전망치가 700만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LG디스플레이가 삼성에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한 것이다. 경쟁사지만 디스플레이 동맹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은 OLED TV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LG는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해 서로 윈윈(Win Wim)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LG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향 OLED TV 패널 공급량은 약 200만대 수준일 것으로 추측된다”며 “연간 OLED TV 패널 생산량의 약 20%에 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향 OLED TV 패널 출하량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 의존도 높은 삼성, LCD까지 LG 손 빌리나=삼성 OLED TV의 발광원은 청색으로 여기에 적색과 녹색의 QD 컬러필터를 추가해 수명을 늘리고 잔상(번인) 현상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QD OLED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구현하는 색이 달라져 빛의 활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생산량도 부족하고 수율(생산품 가운데 합격품 비율)도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LCD 패널 사용량은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LCD 기반으로 TV를 생산해왔다. 최상위 TV 라인업인 네오 QLED TV도 LCD 패널을 기반으로 백라이트로 쓰이는 발광다이오드(LED) 소자의 크기를 줄이고 여기에 QD 시트를 씌우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문제는 LCD 패널을 중국 기업으로부터 납품받아 가격 협상에 있어 불리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LCD를 대량 생산해 저가공세로 국내 기업의 LCD 경쟁력을 약화시켰는데 삼성전자의 중국 의존도는 약 70%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삼성에 LCD 패널을 납품하는 회사는 CSOT, AUO, BOE 등 중화권 기업과 삼성·LG디스플레이 등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로 중소형 OLED를 생산하다보니 공급량이 높지 않고 LG디스플레이는 삼성에 약 100만대 가량의 LCD 패널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미 LCD 라인 철수를 계획한 내년 하반기에는 관련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급망이 줄어들 경우 삼성의 가격 경쟁력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내년부터 삼성전자가 LCD TV 패널 공급망을 LG디스플레이와 일본의 샤프(Sharp)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이 양사로부터 약 1000만대 규모를 공급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LG디스플레이에서 납품 받는 주문량을 늘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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