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호암 34주기’ 삼성 이재용, '뉴삼성' 선물보따리 풀까?

등록 2021.11.19 09:33:23 수정 2021.11.19 09:44:39

故 이병철 선대회장, 19일 34주기…손자 이재용은 추도식 불참
美 출장 떠난 이재용 부회장, 제2 파운드리 공장 설립 구체화 할까
5년 만에 인사제도 손보는 삼성, 이재용식 ‘뉴삼성’ 기틀 다진다

[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19일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4주기를 맞는다. 회사 내부적으로 추도식은 열리지 않지만 삼성 오너일가는 경기도 용인 선영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凡) 삼성 계열인 CJ와 신세계 등은 예년처럼 서울에서 별도의 추모 행사를 갖거나 시간대를 달리해 선영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호암의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14일부터 미국 출장에 나서 이번 추도식에는 불참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호암의 추도식 당시, 선대회장과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며 올해에는 ‘뉴삼성’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서 모더나와 버라이즌의 고위 경영진을 만나며 경제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부회장의 미국행을 바라보는 업계의 관심은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는 '파운드리' 공장 설립 여부다. 미국과 약속한 이후 6개월이 흘렀지만 아직 투자 소식이 들리지 않는 가운데 이번 미국 출장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이 좀더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미국 출장길 나선 이재용....제2 파운드리 공장 설립 언제쯤?=이번 출장에 가장 주목받는 이슈는 미국내 제2 파운드리 공장 설립 구체화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021 한국전자전(KES)’에서 ‘용지 선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려할 사항이 많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이 미국으로 직접 떠난 만큼 투자 규모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하겠다며 170억달러(약 20조원)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가장 유력한 파운드리 공장 후보지로는 텍사스주의 테일러시로 평가된다. 테일러시는 삼성의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과 차량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고 향후 30년간 재산세 대부분을 환급해주는 등 잇따른 세금혜택까지 약속한 상태다. 또 삼성전자가 공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업용수 확보방안까지 마련하며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설비를 구축할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선 신규 미국 파운드리 공장은 최첨단 미세공정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미국 내 유일한 파운드리 공장 오스틴을 14나노(1nm=10억분의 1m) 구형 공정으로 운영하고 있고 2022년 상반기부터 3나노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법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달리 경쟁사인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핀펫(FinFET) 방식의 5나노 팹을 건설하고 있어 기술력에서도 차별화를 강조할 수 있다.

 

현재 반도체 미세공정을 주도하는 기술은 핀펫이다. 미세공정은 난이도가 높을수록 전류가 흐르는 채널이 누설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핀펫은 3D 입체 구조로 설계돼 누설 전류를 막아준다. GAA는 한발 더 나아가 총 4면의 4D 구조로 이뤄져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가 둘러싸 전류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GAA는 핀펫 기반의 5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30% 향상되고 전력소모는 50%, 칩 면적은 35% 감소한다.

 

◆이재용식 뉴삼성 밑그림....초읽기 돌입한 혁신적 인사제도 개편=삼성 측은 이재용 부회장의 귀국 날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달 2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예정돼 있어 내주중 귀국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귀국 후 인사제도 개편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사제도 개편안 설명회도 개최하며 이재용식 ‘뉴삼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1주기인 지난달 25일, 이 부회장은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며 ‘뉴삼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인사 시즌이 임박한 이달, 삼성전자는 5년 만에 인사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이 부회장이 뉴삼성의 신호탄을 쏘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주요 개편안으로는 절대평가를 확대하고 동료평가제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행 삼성전자의 임직원 고가 평가는 최상위 10% 직원에 부여하는 'EX'(Excellent)와 'VG'(Very good), 'GD'(Good), 'NI'(Need improvement), 'UN'(Unsatisfactory) 등 5개 등급으로 구성된다. 삼성 측은 이번 개편을 통해 EX 등급은 유지하고 VG부터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또 상급자 중심의 직원평가도 동료들간에 상호평가로 다원화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에는 임금 기본인상률(베이스업)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직급 단계는 사원1·2·3-대리-과장-차장-부장 등 7단계에서 지난 2017년 4단계(CL1∼CL4)로 단순화했는데 직급을 없애면서 매년 기본연봉을 올려주는 베이스업까지 폐지한다는 것이다. 다만, 베이스업은 직원들의 기본임금을 결정하는 제도인 만큼 폐지가 현실화 될 경우 직원들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노사협의회와 노동조합 등 사내 의견을 청취하고 개편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f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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