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패권을 둘러싸고 한일전이 초읽기를 시작했다. 한일전에 나설 한국선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와 진검승부를 펼칠 일본대표는 글로벌 이미지센서 점유율 1위 기업 소니다.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일본의 소니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미지센서시장 세계챔피온인 일본의 소니도 막강한 파워를 갖춘 삼성전자의 추격전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소니가 긴장하는 이유다. 우선 일본의 소니는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 1위 고수를 위해 최근 대만의 TSMC와 손을 잡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해 반도체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소니의 계산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속내도 담겨 있다.
도전자인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이미지센서의 역량을 키우며 추격자 역할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기술력에서도 소니를 앞서며 초격차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글로벌 이미지센서 1위 등극을 자신하는 배경중 하나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145/art_16365899051597_0d251b.jpg)
◆삼성전자 ‘비켜’…소니, TSMC와 밀월관계=소니의 반도체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소니반도체솔루션(SSS)이 TSMC와 일본 구마모토에 반도체 생산공장(팹)을 건설하고 운영 주체인 'JASM'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TSMC는 70억달러(약 8조2726억원), SSS는 5억달러(약 5900억원)를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구마모토 팹은 2024년 말부터 22∼28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소니의 이미지센서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의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TSMC가 일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고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과의 통일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현상 유지가 우리의 주장”이라며 중국과 대만간 갈등이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TSMC는 미국의 제재로 SOS를 보낸 중국의 화훼이를 무시하며 미국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에 12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하며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이 적용된 5나노 팹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건설하고 있고 6월에는 일본 디자인센터를 열며 미국의 우방국인 일본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TSMC의 디자인센터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팹리스의 설계를 기반으로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현재 일본 등 4개국에만 있다.
소니가 TSMC와 합작사를 설립한 배경에는 반도체 수급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과 함께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속내가 담겨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2019년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52.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49.8%로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8.1%에서 19.6%로 증가했다.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영상 정보)을 전기적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를 뜻한다.
◆삼성전자, “이미지센서도 초격차”=스마트폰은 카메라 성능에 따라 제품의 가치가 결정돼 이미지센서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지난 2010년 출시한 갤럭시S에는 전·후면 2개의 카메라만 있었지만 올해 나온 갤럭시S21에는 총 5개의 카메라가 적용됐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이미지센서가 주목받고 있다. 자율주행은 오작동시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차량용 이미지센서에 적용되는 센서는 다른 분야 대비 개수가 많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가 많을수록 수량도 함께 늘어나며 스마트폰, 자동차와 더불어 가전, 헬스케어, 우주항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쓰이고 있다. 활용 영역이 커지는 만큼 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프랑스 IT 전문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매출액은 214억 달러로 2026년에는 연평균 5.4%씩 성장해 28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센서는 노이즈 없이 영상 정보를 선명하게 담아내는 것이 기술 개발의 핵심으로 이미지를 획득하거나 얻어진 이미지를 처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는 주로 파운드리 역량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미지센서도 초격차를 진행하며 업계 1위 소니를 맹추격 중이다. 이미 기술력에서만큼은 소니를 앞서기도 했고 존재감이 없는 자동차용 이미지센서의 신제품도 출시하는 등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이미지센서에서 지난해 업계 최소형 0.7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픽셀(화소)을 활용해 1억800만 화소 '아이소셀 HM2' 등 제품 4종을 공개했고 올해에는 0.64 마이크로미터 픽셀을 이용해 업계 최초로 2억 화소의 '아이소셀 HP1'를 내세웠다. 이 제품은 기존 1억800만 화소 제품 대비 화소 수를 약 85% 많이 탑재했고 옵티컬포맷(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이미지가 인식되는 영역의 지름)의 크기 증가는 최소화했다.
지난 2013년 독자 기술로 개발된 아이소셀은 삼성전자의 대표 이미지센서 브랜드로 픽셀 간 간섭현상을 최소화하고 빛 손실을 최소화해 고품질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제조 공정은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유사해 노후 D램 제조 시설을 이미지센서 공장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올해 7월에는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아이소셀 오토 4AC'까지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 시장은 미국의 온세미컨덕터(38.3%), 중국의 옴니비전(18.8%), 일본 소니(9.7%) 등이 장악하고 있다.
한국IR협의회 관계자는 “한국은 반도체 기술력과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일본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며 “이미지센서와 연관된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은 미래 산업을 견인할 신 성장 동력 산업으로 부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미지센서의 최대 시장인 스마트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자동차 및 산업용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