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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금융, 글로벌 IB '진검 승부'...누가 웃나?

 

[FETV=유길연 기자]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글로벌 투자금융(IB)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세계적인 투자금융 기업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글로벌 투자금융(GIB)조직을 통해 글로벌 IB 강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국내 IB시장에서의 경쟁을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그룹들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등 전통적인 업무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저금리 기조 지속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그룹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IB부문이다.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 수익원 발굴과 해외시장으로의 영역확대에 가장 효율적인 업무영역이 바로 IB다. 특히 IB는 소수 전문인력으로도 이익극대화가 가능하다. 인력 확보 등 몇 가지 선결조건만 충족되면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다. 

 

이에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는 두 금융그룹은 은행의 기업금융 부문과 증권사의 IB부문을 통합한 기업투자금융(CIB) 조직을 통해 글로벌 IB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KB금융, 국내 1위 넘어 해외로 나가자

 

13일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금융은 작년 국내 신디케이티드론 주선 부문에서 총 74건, 130억2900만달러(약 15조원)의 주선실적을 거뒀다. 이는 시장점유율 27.5%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 1위 기록이다. KB금융은 이 부문에서 지난 2016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신디케이티드론은 2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동일 차주에게 대출형태로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의 IB 사업이다.  

 

이러한 KB금융의 실적은 윤 회장이 지난 2016년 12월 대대적으로 개편한 CIB의 경쟁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2년에 설립된 KB금융의 CIB는 윤 회장이 현대증권이 KB증권으로 통합된 이후 지주사-KB국민은행-KB증권으로 이어지는 메트릭스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CIB조직의 부문장은 부행장급이 맡고 지주 부사장-은행 부행장-증권 부문장을 겸직한다. 

 

CIB의 시너지 효과로 국민은행과 KB증권은 작년 굵직한 딜을 여럿 따냈다. 국민은행은 작년 IB시장에서 규모가 큰 매물이었던 ‘여의도 IFC몰 리파이낸싱(19억200만 달러)’을 포함해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16억8900만 달러)’, LS오토모티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2억4300만 달러) 등을 주선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2016년부터 사회간접자본(SOC)·인프라부문 IB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았다. 또 KB증권은 CJ헬스케어 인수금융(4억9100만 달러), 대성산업가스 인수금융(2억9200만 달러) 등을 주선했다.  

 

KB금융은 국내 실적을 바탕으로 새해에는 글로벌 IB 강자로 발돋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작년 말 그룹 전체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글로벌전략총괄(CGSO) 조직은 글로벌부문 산하로 이동한다. 글로벌부문은 계열사 글로벌 사업을 그룹 관점에서 통할하고 진출지역에서 계열사간 협업 및 조정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CIB부문장에는 KB금융 최초로 증권맨을 앉혔다.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를 그룹 CIB부문장으로 선임해 심사 담당 출신이었던 전임 부문장이 담당했던 기존 체제로부터 변화를 꾀했다. 업계는 공격적으로 글로벌 IB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 담당자는 “이번에 김 대표이사가 CIB부문장을 맡게 된 것은 CIB조직 체계가 이제 안정화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글로벌 IB는 우리가 1등”...GIB 앞세워 ‘공격 앞으로’

 

조 회장은 글로벌 IB 사업에 드라이브를 먼저 걸었다. 신한금융은 국내에서 KB금융에 IB부문에서 다소 열세에 놓였다. 작년 국내 신디케이티드론 순위도 2위에 머물렀다. 금융투자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도 KB증권에 비해 규모와 실적 모두 밀리고 있다. 이에 신한금융은 해외로 먼저 눈을 돌렸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17년 은행과 금융투자 중심의 기업투자금융 사업부문을 지주, 생명, 캐피털사까지 참여시켜 해외 IB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는 GIB 매트릭스 조직을 구축했다.  

 

GIB의 특징은 다른 금융그룹들의 CIB와 달리 생명보험, 캐피탈사 까지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기획단계에서 중심이 되는 계열사는 신한금융투자고 자금력으로 지원하는 건 신한은행이다. 여기까지는 기존 CIB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신한 GIB는 신한생명과 신한캐피탈의 노하우가 추가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신한생명은 지난 2016년부터 대체투자 부문 투자를 확대해왔다. 

 

다양한 계열사의 전문성을 모은 신한 GIB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신한은행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사업자로 깜짝 선정된 것은 GIB의 협력 수준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신한은행은 금융사임에도 유수의 대형 건설사들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돼 회자가 됐다. 당시 신한 GIB는 신한생명에서 사업을 발굴하고 지주와 은행이 함께 자금조달과 수익성을 검토한 후 금투에선 운용 방식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 입찰에 참여하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이처럼 탄탄한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신한 GIB는 그룹 내의 ‘효자’ 사업부문으로 등극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GIB 부문의 영업이익은 520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6.9% 늘었다.  특히 최근엔 세계 3대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인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대체투자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이 사업으로 신한금융은 세계적인 투자금융 기업의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을 수 있게 됐다. GIB의 향후 사업 전망을 밝히는 대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GIB로 글로벌 IB 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만큼 올해도 신한금융의 IB 경쟁력은 강화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