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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장밋빛 미래에도 고민은 있다

지독한 경기 불황에 첫째도, 둘째도 적자 탈출 숙제 안고 취임한 남준우 사장
조선업 경쟁업계 대비 수주 목표 금액 달성…삼성重, 2020년 흑자 전환 유력
그룹 내 경영 용퇴 마지노선 맞았던 남 사장, 흑자에도 연임 여부는 불확실?

 

[FETV=김현호 기자] 삼성맨으로 조선업 한우물만 파며 남다른 리더십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직장인이 있다. 1983년 입사해 35년 만에 대표이사까지 오른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삼성중공업은 적자탈출이라는 과제를 수년 째 갖고 있다.

 

남 사장의 숙제는 첫째도 둘째도 실적 개선으로 2018년 취임 이후 목표 개선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올해 4분기 까지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중공업의 2020년 흑자 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독보적인 목표 달성 이뤄낸 남준우의 리더십=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9억 달러 수주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달 2일 까지 총 71억 달러를 수주했다. 목표 금액인 78억 달러에 91%까지 달성한 것으로 최근 5년 내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56%, 66%에 그친 걸 고려하면 삼성중공업의 수주액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선종별로 액화천연가스(LNG)선 13척, 원유운반선 16척, 컨테이너선 6척, 특수선 1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등 39억을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연말 옵션 행사 등으로 연간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준우 사장의 ‘품질경영’이 2020년에 빛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2020년을 앞두고 지난 삼성중공업의 5년의 시간은 긴 터널을 달려왔다. 평생을 삼성중공업의 사람으로서 일해 온 남준우 사장에게도 고통의 순간이었다. 삼성공업의 부침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2015년 한 해만 무려 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도 전년 대비 100%가 오른 305.59%에 달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모두 -10%를 기록하며 삼성중공업의 2015년은 최악의 해로 기록됐다.

 

이후 소폭으로 실적개선을 보였지만 적자의 늪은 탈출하지 못했다. 2016년에 적자폭을 1조원 넘게 개선했지만 2017년과 2018년은 각각 5242억, 4093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다행스러운 건 안정선으로 평가 받는 부채비율 150% 아래로 끌어내렸다.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한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11% 대를 기록했다. 내년 수주 물량을 다수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재무상태의 안정성은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뇌물 리스크에 연임여부까지, 2020년 축배 들까?=반면 ‘축포’를 올려 흑자 파티를 해도 모자를 판에 최근 불거진 사건으로 남준우 사장의 고심이 깊어졌다. 삼성중공업이 미국의 석유시추선 수주 과정에서 뇌물을 건넨 혐의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법무부와 기소유예 합의로 900억원의 벌금을 납부할 예정이기 때문에 실적 ‘청신호’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2007년 미 시추선사인 프라이드(현 밸라리스) 자회사가 발주한 인도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중개인과 뇌물 공여를 공모했다. 이에 미국 검찰은 ‘외국 부정행위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계약한 시추선(드릴십)은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가 사용할 예정이었다.

 

미국 법 위반으로 벌금을 내게 된 삼성중공업은 영국에 또 다른 벌금 납부가 유력한 상황이다. 밸라리스는 삼성중공업의 불법 거래로 비싼 값에 용선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페트로브라스는 밸라리스가 이 사실을 인지했다며 용선계약을 취소했다.

 

결국 거래 당사였던 밸라리스가 삼성중공업에 책임을 묻기 위해 영국 법원에 중재 신청을 했고 영국 법원은 사측의 책임을 인정하며 약 2200억원의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삼성중공업은 영국 법원의 배상 명령에 항소한 상황이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할 경우 불법 거래로 인해 사측이 납부해야 할 금액만 3000억원이 넘게 된다.

 

모기업인 삼성그룹은 보통 12월 첫째 주 수요일 경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문제로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은 통상 60세가 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관행이 있다. 남준우 사장은 올해 61세기 때문에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인사에서는 계열사 CEO가 모두 유임됐다. 60세에도 남준우 사장이 물러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총수의 미래와 업황 전체의 불확실성으로 그룹이 과연 관행의 이유로 교체를 단행할 것이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흑자 전환이 유력한 시점에 굳이 새로운 사장을 앉히는 것도 쉽게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조선업계는 금융위기 이후 침체가 지속됐다. 2008년 이전 최대 7000만 CGT(표준화물선환톤수)가 발주됐지만 올해까지 평균 발주량은 2681만 CGT에 그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단기간에 호황을 맞이했던 시절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거기다 남준우 사장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는 뇌물 사건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작용했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이 주목 받고 있는데 최근 러시아에서 초대형 발주를 예고했다. 삼성중공업이 총 5조원 규모의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선 9척을 수주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30년 ‘삼성맨’이자 그룹 내 최고의 ‘조선통’으로 알려진 남준우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삼성중공업을 더 높은 무대로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프로필

▲1958년 출생 ▲혜광고등학교 ▲울산대학교 조선공학과 학사 ▲1983년 삼성중공업 입사 ▲2009년 삼성중공업 PM팀장, 상무 ▲2010년 삼성중공업 고객지원팀장, 상무 ▲2012년 삼성중공업 시운전팀장, 상무 ▲2013년 삼성중공업 안전품질담당, 전무 ▲2014년 삼성중공업 생산1담당, 전무 ▲2017년 삼성중공업 조선소장, 부사장 ▲2018년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