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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글로벌 상장 대박친 ‘아람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성장엔진될까?

지난주 상장된 ‘아람코’, 시가총액 규모는 2조 달러로 美 애플 가볍게 제쳐
탈(脫) 석유 시대 예고한 사우디, 투자자금 끌어모아 종합 산업국가 도약 준비
빈 살만 왕세자와 사이좋은 정기선 현대重 부사장, 수주 챙겨 실적 끌어올릴까?

 

[FETV=김현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지난주 상장된 이후 세계 최고 기업이 됐다. 12일(현지시간) 기준 아람코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2351조원)에 달했다. 상장 전 가장 비싼 기업이었던 미국의 애플(1조2000억 달러)을 가볍게 뛰어넘는 엄청난 규모다.

 

아람코의 상장은 왕위 계승이 유력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빈 살만은 사우디를 석유 국가가 아닌 복합적 산업 인프라를 갖춘 국가로 변모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주 상장은 투자자금을 끌어 모아 탈(脫) 석유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빈 살만은 국내 기업 총수와도 관련이 깊다. 지난 6월 방한한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재계 회장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특히 5대 그룹 총수들이 빈 살만을 만나기 위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빈 살만과 만나 단독 회담을 나눴다. 재계 총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회담을 갖은 이유는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은 2016년 아람코의 합작 조선소 설립을 주도했고 2018년 사우디 FII(미래투자이니셔티브) 행사에 참석해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정기선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승계가 예정된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다. 정 이사장은 2017년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업지주가 된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을 28.8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0년 동안 소유-경영 분리 원칙으로 회사가 운영된 곳이다. 정 이사장은 그룹의 오너지만 경영은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에게 전권을 넘겨줬다. 하지만 30년의 원칙을 깨고 그룹 승계를 준비 중이라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 발휘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동안 정기선 부사장은 그룹 내 중동 사업 관련 최고 전문가로 평가된다. 권오갑 부회장도 “정 부사장이 나보다 사우디를 더 잘 안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정 부사장은 특히 지난 6월 빈 살만 왕세자와 단독회담을 열었을 때 사우디 국영 해운선사 ‘바흐리’의 선박엔진공장 합작투자 결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사우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기선 부사장을 필두로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사측은 아람코와 선박 엔진 합작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조선·화학 분야에서 파트너로 협업하고 있다. 또 지난 9월에는 사우디 합작조선소인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와 설계기술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아람코는 최근 미국 LPG 수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LPG운반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건조를 결정하게 된다면 발주 금액은 23억 달러(2조742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실상 2019년 실적 달성에 실패했다. 그룹의 조선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수주 목표는 159억 달러지만 현재까지 56%에 그쳤기 때문이다. 사우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기선 부사장에게 중요한 사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