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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세포라,시코르와 명동상권서 정면승부…편집숍 경쟁 ‘후끈’

세포라 명동 영플라자에 2호점 오픈하며 명동 ‘첫 걸음’
시크로 홍대 30호점 오픈…론칭 3년만에 30호점 ‘진격’
‘메이크업’ 세포라 VS ‘밸런스’ 시코르 전략 대결

 

[FETV=김윤섭 기자]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지난 3일 K-뷰티의 성지 명동에 2호점을 오픈하면서 국내 대표 편집숍 시코르와의 정면 승부에 나섰다.

 

세포라 코리아는 지난 10월 국내 첫 매장 파르나스몰점에 이어 명동 롯데 영플라자에 2호점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뷰티 시장 영역 확장에 나섰다. 세포라는 명동 롯데 영플라자점에 이어 내년 에는 1월 오픈하는 3호점 신촌 현대 유플렉스점을 포함해 총 7개 매장, 2022년까지는 14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날 오픈한 2호점에는 오전부터 국내 고객들은 물론 외국인 고객들로 북적이며 장사진을 이뤘다. 수백명에 이르는 대기 행렬은 일대 유동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오픈식에는 벤자민 뷔쇼(Benjamin Vuchot) 세포라 아시아 사장, 조현욱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코리아 회장, 김동주 세포라 코리아 대표와 유형주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유영택 롯데백화점 본점장이 참석했다.

 

세포라가 2호점 지역으로 명동을 선택한 것은 로드숍 브랜드부터 백화점∙면세점에 입점한 프레스티지 뷰티 브랜드를 아우르는 다양한 고객층을 가진 상권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국의 뷰티 트렌드를 아시아에 선보일 수 있는 최적의 입지다.

 

세포라는 명동 롯데영플라자점을 K 뷰티를 알리는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롯데백화점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명동 지역의 주 타깃인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뷰티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세포라 중국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디올’, ‘랑콤’, ‘에스티로더’와 ‘겐조키’등의 브랜드로 중국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아울러 롯데백화점 뷰티 편집숍 ‘라코(LACO)’도 같은 층에 입점해 있어 다양한 뷰티 브랜드와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넓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시코르도 지난 6일 홍대점을 오픈하면서 강남, 명동에 이어 홍대에서도 세포라와의 정면 승부에 나선다. 이번 홍대점은 시코르의 서른번 째 매장으로 2016년 12월에 1호점을 신세계 대구점에 연 이후 약 3년 만에 30호점을 오픈하게 됐다. 세포라가 연내 3호점인 신촌 현대유플렉스점 오픈도 계획하고 있어 강남, 명동, 홍대까지 두 편집숍의 전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코르는 6일 서울 마포구 양화로 홍대인근의 아일렉스 스퀘어 1층에 100평(330.0㎡) 규모에 입생로랑, 나스, 투페이스드 등 럭셔리 브랜드부터 힌스, 바이네프, 헉슬리 등 130개 인기 K뷰티를 모두 총망라한 홍대점을 오픈했다.

 

시코르가 홍대를 선택한 이유는 홍대가 최근 외국인과 2030세대들의 뷰티성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코르 AK&홍대점의 25~34세 매출 비중은 전 연령 대비 47.8%로 전 매장 중 1위를 기록했다. 40대 매출이 가장 많은 시코르 경기점의 20~30대 비중(20.7%) 비해 2배가 넘는다.

 

외국인 매출 역시 높은 편이다. 지난 10월 시코르 AK&홍대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4.1%를 기록했다. 이는 시코르 신세계 본점(97.9%)과 명동점(68.9%), 부산 센텀시티점(56.4%), 가로수길점 (43.9%)에 이어 상위 5위권이다.

 

 

◆ 같은 듯 다른 세포라와 시코르

 

세포라와 시코르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연 ‘체험형 매장’이다.

 

전 세계 33개국에 약 23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세포라는 전 매장을 ‘체험형 화장품 편집숍’으로 꾸몄다. 여기에 입점 브랜드에 대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친 전문가 ‘뷰티 어드바이저’를 더해 소비자들의 제품 테스트를 돕는다. 세포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메이크업, 스킨케어, 향수 등 단독 브랜드들도 세포라의 큰 강점으로 꼽힌다. 세포라가 온·오프라인데서 판매 중인 단독 브랜드는 총 47가지다.

 

코스메틱 덕후들의 놀이터’를 모토로 하고 있는 시코르는 메이크업 셀프바, 두피 케어 서비스 등의 체험형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단 세포라가 온라인 멤버십과 일정 누적 구매액이 있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데 비해 시코르는 비자가 별다른 절차 없이 ‘메이크업 셀프바’에서 주요 국내외 제품을 직접 체험하거나 백화점에서만 받을 수 있었던 전문가의 메이크업 상담 및 리터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남성 그루밍족을 위한 맨케어존 등 카테고리 별로 특화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명동점에는 제품을 써보고 소개할 수 있는 ‘유튜버·왕훙 방송 존’을 통해 촬영에 필요한 조명부터 테이블까지 준비해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시코르 홍대점은 체험형 콘텐츠뿐 아니라 20대 남성 고객들을 위한 남성 코너에 포인트를 줬다. 오프라인 최초로 남성 전용 화장품인 ‘더 그루밍’을 선보이는가 하면 처음으로 헤어, 향수, 스킨케어 등 남성용으로만 카테고리를 세분화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가로수길점이나 대구 동성로 점에는 매장 내 카페를 입점시켜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면서 집객 효과를 노린 전략을 펼치고 있다.

 

두 업체의 차이는 입점 브랜드 비율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시코르는 세포라와는 달리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전체 입점 제품의 50%에 달한다. 입생로랑, 나스, 맥, 베네피트 등 해외 브랜드와 디어달리아, 클레어스, 헉슬리, 파뮤, 라곰 등 국내 화장품을 두루 구비했다.

 

세포라는 명, 탬버린즈, 어뮤즈 등 국내 브랜드 3개를 독점 판매하고 있지만,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은 대부분 해외 브랜드 제품이다. 타르트(tarte), 후다 뷰티(Huda Beauty),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Anastasia Beverly Hills), 조이바(Zoeva), 스매쉬박스(Smashbox) 등 40여개에 이르는 해외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국내 H&B스토어 시장이 수년간 포화 상태로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경쟁 구도가 'K뷰티'를 글로벌 시장에 홍보하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포라와 시코르의 공격적인 점포 확장이 국내 코스메틱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