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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미래형 자동차의 역설..."전기자동차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내연기관→전기차 공정 전환에 감원 바람…아우디 2025년까지 9500명 줄여
현대차도 변화 불가피…“후폭풍 대처 위해 노사간 협력 절실”

 

[FETV=김창수 기자] 아우디·GM·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내연기관 공정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준비하며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아우디는 오는 2025년까지 9500명을 감원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1위 업체인 현대차도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으로 산업 중심을 옮기는 과정에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 전기차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는 부품이 훨씬 적게 들어간다. 휘발유와 경유를 사용하는 자동차엔 약 3만개의 부품이 필요하지만 전기차와 수소차는 각각 1만9000개, 2만4000개의 부품만 있으면 된다.

 

이는 곧 생산 직종 일자리의 감축으로 연결된다. 지난달 독일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비용 마련을 위해 2025년까지 자회사인 아우디의 직원 9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조기 퇴직을 유도하는 형식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브람 쇼트 아우디 최고경영자는 “격변의 시대에 우리는 아우디를 더 효율적이고 민첩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는 생산성을 높이고 독일 공장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아우디는 2029년까지 600억 유로(77조7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돈으로 폭스바겐은 전기차와 디지털 분야, 미래 모빌리티에 투자해 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와 연관해 가솔린과 디젤 대신 앞으로 75종의 전기차와 60종의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개발하기로 한 계획을 수립 중이다.

 

아우디뿐만이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도 최근 자동차 업계 변화에 대응하고자 2022년 말까지 감원을 통해 10억 유로(1조3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포드는 지난 3월 독일 공장에서 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없애기로 했고, GM은 메리 바라 회장 주도로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비용을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에 집중 투자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계획이다.

 

유럽과 미국 등에 비해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아직 대규모 감원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를 포함한 국내 업체들 역시 전기차 체제 전환에 따라 현재의 고용 규모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인력을 줄이려는 회사와 이를 거부하는 노조 간의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4일 현대차 노조가 신임 지부장으로 ‘실리’ 성향의 이상수 지부장을 선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측과 국민 모두로부터 외면 받는 연례적 파업으로 얻은 ‘귀족 노조’ 오명 및 당면한 고용 불안 등을 씻고 노조원 전체의 실익과 노동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려는 시발점으로 해석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금부터 미래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 개편을 시작하지 않으면 몇 년 뒤에는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변화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인식 하에 노사가 같이 유연한 인력 운영 원칙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