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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유통가에 세대교체 바람 분다는데 롯데는?

신세계·현대백화점 인적쇄신 선택하며 위기 대응 나서
유통업계 60년대생 중심으로 세대교체 돌입
이원준 유통 BU장 거취가 최대 관건…교체될 경우 연쇄 이동 불가피

 

[FETV=김윤섭 기자] 실적부진으로 유난히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는 유통업계의 겨울이 유독 춥다. 국내 유통시장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위기를 맞은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대대적 인적쇄신 카드를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 유통업계의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다. 업계에서는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10월 이례적으로 이마트의 인사를 한달 이상 앞당겨 실시했던 신세계 그룹은 백화점에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선임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에 장재영 신계계 대표를 선임하는 트레이드 인사를 단행했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해야하는 백화점에 차 대표를 안정성 강화가 필요한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장 대표를 배치하면서 성장속도에 맞춰 인물을 배치했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 10월에는 지난 2분기 창사 첫 분기적자를 겪은 이마트에 외부인사인 1968년생 강희석 대표를 선임하면서 젊은 이마트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5일 인사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사장 등 50년대생 사장단이 일제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60년대생인 김형종 한섬 대표가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김 신임대표는 한섬 대표를 맡은 지 4년 만에 온라인몰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경영능력을 증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인사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가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점차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대표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인사 발표 이후 업계의 관심은 이 달 중순으로 예정된 롯데쇼핑의 인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통상 12월 중순에 인사를 시행하며, 올해도 그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30일 진행된 롯데 경영간담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내외 불확실성 대응의 일환으로 그룹 차원에서 '비상경영'을 선포한 만큼 실적이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뉴롯데'의 시작으로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 BU장 중 식품과 화학 BU장 2명을 교체하고 유통과 호텔&서비스 부문은 유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올해 롯데쇼핑이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유통과 호텔&서비스 BU장 중 1∼2명이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순손실 23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사드 보복 사태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홈쇼핑을 제외한 전 계열사에서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동빈 회장이 강도 높은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관전 포인트는 유통부문 최고책임자인 ‘롯데맨’ 이원준 유통 BU장(부회장)의 유임 여부다.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고 지난해 인사에서 BU장 4명 중 2명이 교체될 때 한번 더 유임하면서 기회를 받았지만 실적 개선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원준 부회장이 교체될 경우 유통사업부의 다른 계열사들도 대대적인 인사 이동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세계 그룹과 현대백화점이 젊은 CEO들을 전면에 내세워 혁신에 속도를 낸 만큼 현재 60대를 전후한 대표들이 많은 롯데그룹 입장에서도 세대교체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총수 지정 이후 첫 그룹 인사를 맞는 신동빈 회장이다. 지난해 인사는 신 회장이 석방된 지 2개월 만이라 거의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번 인사를 신 회장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첫 번째 인사로 꼽는 이유다.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만큼 대규모 인사 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 회장이 어떤 선택을 보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