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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큰형님 리더십' 순익 2조 클럽 이끌다

 

[FETV=유길연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번째 연임에 성공한 ‘장수 최고경영자(CEO)’이다.  김 회장은  ‘큰형님 리더십’으로 불리는 특유의 소통과 추진력으로 하나금융을 당기순이익 '2조 클럽' 가입으로 이끌었다. 그의 리더십이 남은 임기 동안 지속적으로 발휘된다면 하나금융의 숙제인 비은행부문 강화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 평사원 앞에서도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김 회장은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경남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다음 해인 1981년 서울은행에 입사해 일찌감치 은행계에 발을 디뎠다. 그는 1992년에 하나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하면서 금융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영업의 달인'으로 불린다. 특유의 친화력과 세심함을 바탕으로한 ‘큰형님 리더십’으로 현장에서 발로 뛰었다. 1997년 하나은행 지방지역본부장을 역임한 이후 그는 지방 영업점을 포함해 1000명 이상의 직원 이름을 기억하고 애경사를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영문이름을 따서 “JT교주”라고 불릴 만큼 따르는 직원이 많다.

 

그는 특유의 리더십은 성과로 이어져 2005년에 하나금융 부사장으로 올라선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하나대투 사장 시절에도 그의 큰형님 리더십은 빛났다. 김 회장은 하나대투 사내 장기자랑 행사에 나와 트레이닝복을 입고 '마빡이' 춤을 춰 화제가 됐다. 월례간담회에서는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기도 했다. 격 없는 소통으로 하나대투를 잘 이끌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 소통과 뚝심, 외환·하나은행 조기 통합 이끌다

 

2008년 하나은행 행장을 거쳐 2012년 3월에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 사령탑으로 역임하면서 특유의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2012년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당시 하나금융은 5년 동안 외환은행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의 ‘2.17 합의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은행의 수익성을 하루 빨리 강화해야 한다며 2014년 7월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합병 추진을 시작했고 1년 만에 외환은행 노조와 통합 합의를 이끌어내 KEB하나은행을 탄생시켰다. 

 

김 회장은 이 과정에서 노조와 밤샘 토론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홀로 외환은행 노조 간부 세 명과 만나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왜 지금 통합을 해야 하는지 하나금융의 비전은 무엇인지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통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신뢰’라는 것을 김 회장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조기 합병을 하더라도 구조조정은 절대 안 한다, 인간 김정태를 믿어달라”면서도 “외환은행 이름을 통합은행명에 넣고 통합 뒤에도 기존 외환은행 노조의 협상권을 유지한다는 것까지는 약속하지만 추가적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작업은 이후 인사제도 문제가 불거지며 진통을 겪었지만 김 회장은 끝내 마무리 지었다. 2016년 6월부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의 전산통합과 노조통합을 이뤘지만 인사·급여·복지체계 통합에 대한 통합은 이루지 못했다. 노사의 끝임 없는 대화 끝에 올해 1월 인사·급여·복지체계를 일원화했다.

 

 

■ KEB하나은행 통합 출범으로 그룹 순익 2조 달성
 

이처럼 하나은행의 통합과정처럼 김 회장 임기 중 하나금융의 실적도 드라마와 같았다. 취임 첫해인 2012년에는 1년 전에 비해 33% 늘어난 1조 6024억원을 거뒀다. 그 후 외환은행 인수로 인한 비용증대로 실적이 크게 줄어 2013년 2014년에는 각각 9339억원, 9377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연임에 성공한 2015년에는 9097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한 때 9000억원선도 위태로웠다. 그 사이 경쟁그룹인 신한·KB금융그룹과의 격차도 커졌다. 

 

하지만 하나은행 통합이 완료된 후 1년이 지난 2016년에는 1조3305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반등을 이뤘다. 상승세는 계속돼 2017년에는 2조 368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하나금융 최초로 순익 2조원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호실적으로 김 회장은 2018년에 2번째 연임에 성공한다. 김 회장은 기세를 몰아 지난해는 1년 전 보다 10%늘어난 2조233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3분기 누적 순익도 작년 동기에 비해 7.8% 늘어난 2조 404억원을 거두고 있다.

  
최근 김 회장은 디지털화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7년에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이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의 금융 플랫폼 ‘핀크’를 선보였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의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으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만든 생활금융 플랫폼이다. 또 하나금융은 2017년 6월20일 하나금융타운 조성사업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통합데이터센터 설립을 마쳤다. 통합데이터센터는 하나금융지주사의 모든 계열사들이 분산·관리해 오던 ICT인프라와 기술을 한 곳에 집약한 것이다.

 

■ 비은행부문 강화, 신한·KB금융과 경쟁 위해선 필수

 

하나금융을 2조원대 순익 클럽 가입으로 이끌어온 김 회장에게 비은행 계열사 강화는 가장 큰 숙제다. 그는 1·2기 체제에서 하나은행의 통합 안정화에 중점을 뒀지만 3기 경영체제에서는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하나은행의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4년에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2025년까지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6년 가까이 지난 올 3분기 하나금융의 비은행계열사의 순익 비중은 17%에 머물렀다. 신한금융, KB금융이 각각 34%, 30%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그동안은 외환은행 인수로 너무 많은 자금을 써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할 자금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본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하나금투,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계열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프로필

 

▲1952년 부산 출생 ▲경남고·성균관대(행정학과) 졸업 ▲1981년 서울은행 입행 ▲1997년 하나은행 중소기업부 부장, 지방지역본부 본부장 ▲2001년 하나은행 가계영업본부담당 본부장보 ▲2005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 ▲2008년 하나은행 은행장 겸 하나금융그룹 개인금융부분 부회장 ▲2012년 하나금융지주 회장(3연임·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