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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터넷은행 설립, 치열해지는 은행 '눈치게임'

물밑 합종연횡...하나 빠지고 신한·제일 참여 검토

 

[FETV=유길연 기자] 오는 10일제3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앞두고 시중 은행들의 눈치게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발을 빼는가 하면 신한금융지주와 SC제일은행은 새로운 투자자로 떠오르고 있다.      

 

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기존 키움뱅크 컨소시엄에서 빠지면서 제3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맞물려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했던 SK텔레콤의 이탈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터넷은행 대신에 SK텔레콤과 합작사인 핀테크 전문기업 '핀크'(Finnq)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핀크는 하나금융이 지분의 51%, SK텔레콤이 49%를 각각 출자해 지난 2016년 8월 설립한 생활금융플랫폼 서비스 업체다.

 

핀크는 올해 말 본격 도입되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모든 은행과 금융정보를 연동할 준비를 끝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모델·개인 맞춤형 대출 추천 모델'을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이 물러나자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새로운 참여자로 신한금융이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력이 '대형 시중은행+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조합으로 구성된 경향을 고려했을 때 신한금융이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KT와 함께 케이뱅크에, 국민은행은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처음 진행된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 때 간편송금 서비스업체 토스와 짝을 이뤘다가 참여 의사를 접은 바 있다. 토스와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방향에 대한 이견과 자본 동원 능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다. 

 

신한금융은 생활플랫폼에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결합하는 방식을 구상한 반면 토스는 스타트업 문화·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챌린저 뱅크'를 구상해 서로 지향점이 엇갈렸다. 또 신한금융은 최대 지분율 34%를 가지고 갈 만큼 자본력을 갖춘 ICT 기업을 파트너로 선호했다.

 

반면 신한금융과 결별한 토스뱅크는 제일은행과 손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100% 지분을 보유한 토스증권과 달리 제일은행과 지분을 나누게 되면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5월 토스증권 설립을 위해 금융위에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했고 금융위는 심사를 위해 금감원에 이를 넘겼다. 심사를 진행하던 금감원은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당시 토스증권의 지분 100%를 소유한 비바리퍼블리카 지분이 전환상환우선주(RCPS) 중심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본`으로 구성됐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토스뱅크는 제일은행과 지분을 나눠가질 생각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금융위는 키움뱅크의 사업 혁신성, 토스뱅크는 자금조달능력에 대해 각각 문제 삼았다. 키움·토스뱅크는 이번 예비인가에 재도전하는 셈이다. 

 

은행들의 눈치게임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시장은 크게 과열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여신금융협회 간담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 "시장 반응이 냉랭하지도 않고 과열을 보이지도 않고 있다"며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수익성과 비전을 검토해서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