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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10>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질개선’에 ‘미래’ 걸었다

실적 부진에 CEO 교체‧경쟁사와의 ‘이전투구’에도 적극
‘책임경영‧성과주의’ 인사 원칙…사장단 ‘솔선수범’ 강조

 

[FETV=조성호 기자] ‘강한 LG‧독한 LG‧싸움닭…’. LG를 향한 수식어가 달라졌다. 그동안 보수적이며 온순하고 착한 이미지로 ‘인화’를 강조하던 그룹 문화가 180도 확 돌변했다. LG는 요즘 재계에서 단연 경계대상 1순위로 꼽힌다. 굳이 삼성전자와 KS이노베이션 등 다른 기업과의 치열한 소송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LG는 인재수급과 기술개발, 기업문화 등 여러분야에서 예전의 LG가 아니다.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한 지 1년반만에 달라진 LG의 현주소다. 최근에는 상대방의 약점이 보이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모습도 거리낌 없이 보여주고 있다. 경쟁사와의 법적분쟁이나 이전투구도 마다하지 않는 등 숨겨놓은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40대 젊은 총수 구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구 회장은 사실 준비되지 않은 총수다. 그는 지난해 부친은 고(故) 구본무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총수 자리를 물려받았다. 구 회장은 지난 1년간 LG의 총수지만 사실상은 경영수업을 받는 학생이나 다름없었다.

 

선친을 보필하던 원로급 최고경영자로 부터 고강도 경영수업을 받는 한편 각 계열사의 장단점과 미래 지향점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그렇게 취임 한해를 보낸 구 회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책임경영’, ‘성과주의’를 앞세운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위해 체질개선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더 이상 온화하던 LG를 버리고 치열한 생존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취임 2년차를 맞아 구 회장의 색깔경영이 시작됐다는 게 LG를 바라보는 재계 전문가의 공통된 관전평이다.  

 

실적 부진에 CEO 교체 단행, 체질 개선에 적극

 

구 회장은 지난달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사장단 워크숍을 열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 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 회장은 “L자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에 앞으로의 몇 년이 우리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 달라”고 사장단에게 당부했다.

 

이 같은 위기론은 LG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부진한 성적과도 연관이 있다. LG전자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로 크게 축소됐다. 이는 직전분기보다 무려 27.6%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원을 돌파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신 가전 판매가 확대되면서 생활가전 사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뤄냈지만 TV와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수익성 감소가 컸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경우 매출액 3조6712억원, 영업이익 2056억원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환율 약세로 전년 동기대비 감소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역시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특히 LG전자는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실적 반등 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주력 계열사로 꼽히는 LG디스플레이 또한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로 인해 11년간 자리를 지킨 한상범 부회장은 부진의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3687억원의 적자(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2281억원)보다도 적자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지난 1분기에도 13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상반기에만 무려 5000억원 이상의 누적 손실이 발생했다. 매출액 또한 5조35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6112억원)보다 5% 감소했다.

 

실적 부진 폭이 커지면서 LG그룹은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는 구 회장의 고심에서 나온 결과라는 게 재계에서 보는 시선이다. 정 신임 대표이사는 취임과 동시에 공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취임 후 1년간은 내실 다지기에 힘썼다면 2년차를 맞는 올해부터는 적극적인 인사와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며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를 내세우며 그룹 문화가 과거와 달리 보다 경쟁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다림은 없다’, 선제공격으로 기선제압 나서는 LG

 

구 회장은 경영 스타일은 최근 경쟁사와의 힘겨루기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삼성과의 8K TV 품질 논란, SK와의 배터리 소송전이 그것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과의 신경전은 형사소송으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하다. 인력유출 문제로 미국에서 고소전을 이어간 양사는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형사 고소하면서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로 인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당한 상황이다.

 

또 삼성전자와의 TV 전쟁은 생활가전 분야로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 8K TV 제품을 분해하며 경쟁사의 기술력을 지적하는 등 이례적인 선제공격에 나섰다. 또한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서도 자사 8K TV 기술력을 자랑하면서 경쟁사의 기술력을 깎아내리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이에 맞서 8K TV 논쟁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에서 LG전자의 건조기를 비판하는 영상을 다수 게재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는 경쟁사와의 마찰은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 “선제공격에 나서며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와 함께 이를 통해 내부 긴장감을 발생시켜 분위기 쇄신과 동시에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와 ‘도전‘ 통해 혁신적 변화 이끌어낸다

 

구 회장은 또 그룹의 미래를 위한 적극적인 현장 행보에도 나서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그룹의 생존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최근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핵심 소재·부품의 경쟁력 확보가 LG의 미래 제품력을 강화하고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는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래 연구개발(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 최우선 경영 활동의 출발점”이라며 “단지 해 볼 만한 수준의 과제가 아닌 고객 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도전적인 R&D 과제, 고객과 시장 트렌드 변화를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해서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이날 개발 책임자들과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와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탈로센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차세대 소재·부품 연구개발 현황과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구 회장은 또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개최한 ‘사장단 워크숍’에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며 철저한 변화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며 “LG의 성장에 필요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사장단이 주체가 돼 실행속도를 한 차원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상대적으로 젊은 총수로서 할 말은 하고 내세울 것은 내세우는 등 선대 회장들과는 차별화된 경영 행보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 “구 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총수 역할에 나선 것으로 특히 다가오는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그룹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프로필

▲1978년생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 졸업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 입사 ▲2007년 LG전자 재경부문 과장 ▲2009년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 과장 ▲2011년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 차장 ▲2013년 LG전자 HE사업본부 부장 ▲2014년 LG전자 HA사업본부 부장 ▲2014년 ㈜LG 시너지팀 부장 ▲2015년 ㈜LG 시너지팀 상무 ▲2017년 ㈜LG 경영전략팀 상무 ▲2018년 LG전자 B2B사업본부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장 상무 ▲2018년 LG그룹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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