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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반등 모멘텀 못찾는 한화손보...벼랑끝 내몰리는 박윤식 대표

장수 CEO서 ‘실적악화’로 체면 구겨...탈출구는 '안갯속'

 

[FETV=정해균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화손보를 이끌어 온 박윤식(62·사진)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 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아 박 대표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최고경영자)'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박 대표의 연임 실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화그룹은 지난 23일 한화시스템,(주)한화, 한화케미칼 등 7개 계열사 신임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했다. 옥경석 (주)한화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대표는 1960년대생으로 50대 이다. 

 

25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한화손보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된 박 대표는 부임 이후 혁신 활동을 이끌며 회사의 수익구조를 빠르게 개선해 나갔다. 매출·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구원투수'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성과를 냈다.

 

특히 2017년 역대 최고 당기순이익(1492억원)을 실현하고, 2018년 보험업계 최초로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를 획득했다. 이 같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2017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손해율(보험료 수입 중 보험금으로 지급한 액수의 비율) 급등에 이은 실적 악화로 한화손보의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실적 악화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1년간 한화손보의 주가는 8120원에서 3270원(9월24일 종가 기준)으로 무려 59.8%나 감소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한화손보의 주가는 4000원선을 지켰다.


올 1분기(1∼3월)의 실적 악화는 2분기에도 계속됐다. 2분기 한화손보의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4%나 급감했다. 보험사의 영업이익은 보험영업과 투자영업을 통한 이익의 합으로 기업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0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 보다 92.4% 하락했다. 매출액은 1조4855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5.1% 증가했지만 당기순익와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손해율이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내준 보험금의 비율로, 지수가 높을수록 보험사에게 불리하다. 2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5%포인트 오른 92.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장기보험 손해율도 82.6%로 1.0%포인트 악화됐다. 2분기 전체 손해율은 83.7%로 2.6%포인트(p) 상승했다. 상반기 원수보험료 약 3조원을 기준으로 보면 손해율 2%p 상승은 600억원에 달하는 큰 손실을 의미한다.


적극적인 손해율 관리, 자사주 매입 등 실적 회복을 위한 박 대표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적 악화라는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적 부진과 관련해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는 한화손보 관계자의 말에서 실적 개선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최근 5년간 남의 일 같았던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 손해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강승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손보의 올 3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82.4% 줄어든 6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지난 2분기에 이어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3분기에도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화손보의 올 당기순익은 645억원으로 전년대비 21.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윤식 대표가 어떤 모습의 실적 반등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표는 경기고, 한국외국어대 서반어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무역학 석사, 미국 코넬대에서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밟았다. 제일은행 팀장으로 금융계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아더앤더슨코리아, PWC컨설팅을 거쳐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에서 경영지원실장, 고객상품지원실장 부사장을 역임한 후 2013년에 한화손보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2017년 사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