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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뚝심의 해결사'

'비SKY' 출신으로 성실함 바탕으로 국내 최대 증권사 수장에 올라
미래에셋증권부터 미래에셋대우 통합법인까지...손대는 곳 모두 '성과'
WM·IB 강화...미래에셋대우 사상 최대실적 '진두지휘'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구조조정이 남은 과제

 

[FETV=유길연 기자] '비SKY(서울·연·고대) 출신 증권맨으로 국내 최대 증권사 대표까지 오른 '뚝심의 해결사'.  최현만 미래에셋대우증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을 수식하는 말이다. 최 수석 부회장은 남다른 성실함을 바탕으로 탁월한 영업능력과 경영수완을 발휘하며 회사가 필요한 순간마다 해결사로 등장했다. 최 부회장의 '뚝심 경영'은 증권사 최초의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밝게 하고 있다. 영업이익 1조 달성은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증권사로 거듭나기 위해 달성해야 할 ‘꿈의 고지’로 여겨진다

 

■ 비명문대 출신 설움, 뚝심으로 날려보내다

최 부회장은 1961년 전남 강진에서 가난한 농민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1981년 전남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그의 대학시절은 순탄치 못했다. 군 제대 후 행정고시에 도전했으나 세 번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우여곡절 끝에 9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한신증권(옛 동원증권)에 입사했다. 비명문대 졸업생인 최 부회장의 증권맨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명문대 출신 동기들과 비교당하기 일쑤였고, 업무 대부분은 잡무였다. 

 

하지만 최 부회장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남들보다 2시간 일찍 출근해 업무를 꼼꼼히 처리했다. 이러한 뚝심으로 대리 승진 1년 6개월 만인 1995년 서울 서초지점 지점장으로 발령이 났다. 당시 대리에서 지점장으로 승진한 국내 최단 기록이다.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매일 오전 5시에 증권보고서를 모아 만든 핵심 요약본을 서울 여의도 일대 금융회사와 건설회사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돌렸다. 이러한 노력 끝에 당시 법인영업부도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했던 기업은행이 최 부회장에게 자금을 맡기는 성과를 올렸다.

 


■ 미래에셋그룹 창업자 박현주 회장과의 인연
최 부회장의 뚝심을 단 번에 알아본 사람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1989년 동원증권에서 최 부회장과 처음 연을 맺었다. 박 회장은 입사 4년 만인 1991년 33세 나이에 중앙지점장으로 발탁돼 최연소 지점장을 기록했다. 이 후 그는 강남본부장이 된 해 최 부회장을 서초지점장으로 승진시켰다. 최 부회장의 최연소 승진 기록을 박 회장이 만들어준 것이다. 

 

두 사람의 이런 인연은 미래에셋 설립으로 이어졌다. 최 부회장의 성실함과 영업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박 회장은 1999년 미래에셋을 창립하면서 최 부회장을 영입했다. 최 부회장에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를 맡겼다. 그의 해결사 기질은 신생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을 자산관리(WM) 강자로 만들면서 증권업계 10위로 끌어올렸다. 

 

최 회장의 능력은 2012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를 맡은 뒤에도 빛났다. 미래에셋생명은 최 부회장이 집중한 사업인 변액보험과 퇴직연금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2015년 말 기준 생명보험업계 수익률 1위에 올랐다. 또 최 회장은 지지부진했던 미래에셋생명의 기업공개(IPO)도 해결했다. 그는 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로드쇼를 개최했고 그 결과 미래에셋생명은 2015년 코스피에 상장됐다.

 


■ 미래에셋대우 통합법인 ‘해결사’...증권사 최초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전망 밝혀
최 부회장의 역량은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 후에도 이어졌다. 2016년 통합 법인인 미래에셋대우증권이 대표이사를 맡은 최 부회장은 회사를 세계적인 투자은행(IB)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를 자기자본이익률(ROE) 10%가 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최 부회장은 합병 후 어수선한 회사 경영환경에서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그는 먼저 회사의 ROE지표 개선에 집중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출범 첫해 인 2016년 ROE는 0.78%에 그치면서 합병 후 '덩치값'을 못한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왔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7년 미래에셋대우증권의 ROE는 7.19%로 급등했다. 당기순이익도 사상 최대인 5049억원을 거뒀다.

 

2018년 5.83%로 하락했지만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연환산 ROE 9.05%를 달성했다. 올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지면 10%에 가까운 기록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이후 실적 상승이 빠르게 이어질 수 있었던 원인은 자산관리(WM)과 IB 부문의 경쟁력 향상 덕분이다.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대우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 WM과 IB 부문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IB 상품의 경쟁력이 WM 채널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구축할 것"이라며 두 부문의 경쟁력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미래에셋대우의 WM 실적은 증권사 최고 자리를 유지했다. 2016년 WM 수수료수익은 458억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후 2017년 1위를 하나금융투자에 내줬지만 작년에 다시 정상을 탈환했다. 올 상반기도 157억원의 WM수수료수익을 거둬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IB 경쟁력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2016년 미래에셋대우의 IB수수료수익은 192억원으로 대형증권사 가운데 최하위였다. 하지만 1년 후 2188억원의 IB수수료수익을 올리면서 단숨에 IB 강자로 올라섰다. 이 후 꾸준히 2000억원이 넘는 실적을 거두며 증권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WM과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 40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반기에 호실적이 이어지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최초의 증권사 타이틀을 쥘 전망이다.    

 

■ 발행어음, IMA, 구조조정...해결사 기질 더 발휘돼야
필요한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선 최 부회장에게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최 부회장이 짊어져야할 국내 문제의 무게는 더 무겁다.

 

우선 최 부회장은 발행어음 사업의 완결 및 경쟁력 확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출범 초부터 자기자본이 6조원에 달해 이미 단기금융업 인가 조건을 충족시킨 상태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발행어음 사업 진출이 늦어지고 있다.  다만 공정위 조사가 1~2개월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돼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가 만기 1년 이내로 발행하는 어음이다.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IB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어 초대형 증권사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사업을 뒤늦게 시작하는 만큼 단기금융업 심사를 무사히 통과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또 종합투자계좌(IMA)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시켜야한다. IMA는 투자자에게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통합계좌다.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증권사가 사업을 실행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현재 IMA 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 미래에셋대우에 기회이면서 한편으로 큰부담이다. 해결사인 최 회장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필요한 것이다.


구조조정 문제도 미래에셋대우의 잠재적 위험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할 당시 임직원수는 4800여명으로 2위 NH투자증권 28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때문에 인력감축설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최 부회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인력감축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반발한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작년 11월 회사의 구조조정에 철야 농성을 벌였다. 분쟁 끝에 올 초 미래에셋대우는 직원 29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노사의 합의로 실시됐지만 인력감축은 여전히 분쟁의 씨앗으로 남아있다. 미래에셋대우는 ROE 지표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용 감축에도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 비용을 줄이는데 있어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력 감축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따라서 노사 분쟁을 최소화 하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실적을 높이는 것이 최 부회장이 당면한 과제라 할 수 있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증권 수석부회장 프로필

 

▲1961년 전남 강진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89년 한신증권 입사 ▲1996년 동원증권 서초지점장 ▲1999년 미래에셋증권 사장 ▲2009년 금융투자협회 이사 ▲2012년 미래에셋그룹 수석부회장 ▲2012년 미래에셋생명 대표 ▲미래에셋대우증권 수석부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