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미국과 중국은 예정대로 상대국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관세 부과 경쟁으로 양국 간의 무역협상이 재개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 정부는 앞으로 대화를 이어갈 것을 밝히면서 향후 협상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1일 부터 추가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 시작했다고 AP와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총 1120억 달러(135조4640억원)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5%의 관세 조치 돌입에 들어갔다고 AP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예고했던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상당수 소비재 품목들이 포함됐다.

이로써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5% 또는 30%의 ‘관세장벽’이 세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이미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관세율도 오는 10월 1일부터 30%로 5%포인트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또 추가 관세 3000억 달러 가운데 나머지 부분인 약 156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은 오는 12월 15일부터 관세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미국의 관세부과 시간과 맞춰 ‘맞불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산 수입품 5078개 품목, 750억 달러어치의 상품에 대해 10%와 5% 관세를 추징하며 일차적으로  1일부터 1717개 품목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대두(大豆)를 비롯해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에 관세를 부과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에 타격을 입히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차적으로는 오는 12월 15일 낮 12시 1분부터 추가 관세가 매겨진다. 중국은 또 12월 15일부터 미국산 자동차와 부속품에 대해 보류했던 25%와 5%의 관세 부과를 재개할 계획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미중 무역협상이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나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 부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위급 접촉을 비롯한 의미 있는 수준의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정부는 양국 간의 대화는 열려있음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중 9월 협상 재개의 약속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다른 급의 협상이 오늘 잡혀 있다"며 "우리는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도 “중국과 미국 경제무역대표팀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오는 9월 중국 대표팀이 미국에 가서 협상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