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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나

국회, 지난해 2019년 국정감사 9월30일부터 열기로 합의…D-46
박동욱 사장, 한빛원전4호기 문제로 지난해 국정감사 ‘핫피플’
원전 논란에 ‘빗물펌프장’ 인재(人災)까지…이중고 놓인 박동욱 사장

 

[FETV=김현호 기자] 지난해 국회는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19일까지 20일간 국정감사를 실시한다고 합의했다. 이같은 시간표라면 국정감사는 채 50일이 남지 않게 된다. 건설업계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국정감사 기간엔 기업의 수장이나 최고경영자를 증인으로 채택., 국감장으로 불려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들어 안전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포스코건설, 서희건설, 현대건설 등 최근 안전사고가 발생 경우다. 

 

국회 안팎에선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이 건설사 가운데 국정감사 증인 후보 1순위로 오르 내리고 있다. 박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현대건설의 경우 최근 원자력발전소와 목동 빗물펌프장 사망사고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사회적 충격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내용은 이렇다. 전남 영광에는 현대건설이 시공한 원자력발전소 한빛4호기가 있다. 1989년부터 건설된 한빛원전4호기는 1996년에 가동을 시작해 23년 넘게 운영됐다. 하지만 한빛4호기가 ‘벌집원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대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는 방사능 유출이 20년 가까이 가능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즉, 방사능 유출을 유발할 수 있었던 한빛원전4호기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20년 넘게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까지 한빛4호기의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공극(구멍)은 102곳에 이른다. 20cm가 넘는 대형 공극은 24곳이 달한다. 더군다나 최근 깊이가 무려 157cm에 달하는 초대형 공극이 발견됐다. 격납건물은 방사능 유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 초대형 공극이 발견된 격납건물의 두께는 167.6cm다.

 

결국 한빛4호기는 고작 11cm의 두께로 방사능 유출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건설 당시 콘크리트 다짐 불량으로 인해 구멍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원전을 건설할 당시 부실시공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공극은 추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한빛4호기에서는 2017년 2곳, 2018년 22곳에서 공극이 연이어 발견됐다. 문제는 지금까지 발견된 공극이 주로 보강재에서 발견됐는데 원전 격납건물 콘크리트 안쪽에 설치된 보강재가 1808곳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쌍둥이 원전 한빛3호기도 1479곳에 보강재가 설치됐다. 이 원전 격납건물에서도 98곳에서 공극이 발견됐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는 현대건설의 부실시공이 의혹이 증폭됐다. 한빛4호기의 설계안을 변경하고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해 시공을 했고 이로 인해 공극이 생겼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김성수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1990년에 한전(현 한수원)이 한국전력기술에 매설판 보강재 제거 작업을 생략하자는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동욱 사장은 “보강재 제거 이후 시공한다는 내용은 보고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2018년 국감은 입장만 엇갈렸을 뿐 명확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즉, 국감에서 한빛4호기의 시공을 원안 설계안으로 건설했는지 수정된 설계안으로 건설했는지 밝혀지지 않은 것이다.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9 국정감사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박동욱 사장의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40년 동안 국내 원자력발전소 21기 중 13기를 시공했다. 또 2009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카에 5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와 일본을 제치고 수주한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현대건설의 시공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한빛원전 사태의 책임론이 불거진 만큼 현대건설의 시공능력이 도마에 올라 박동욱 사장의 걱정거리가 늘어난 상황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사망사고 문제도 박동욱 사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올해 2월10일 안전·환경·품질 관련 ‘3대 제로(ZERO)'를 선언했다. 안전경영을 외쳤지만 현대건설의 공사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미 현대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사망한 수는 4명으로 지난해 사망자수인 7명의 절반을 넘겼다.

 

지난달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목동 빗물펌프장’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충격적인 건 배수시설을 점검하러 들어간 근로자의 유일한 탈출구(방수문)를 현대건설 직원A씨가 닫은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근로자들이 빠져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급하게 방수문을 닫은 이유에 대해서 “감전사고 예방과 수문제어실 보호를 위해 닫았다”고 설명했다. 기계설비가 사람 목숨보다 중요하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빗물펌프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지난 6일 현대건설을 압수수색하기 시작했다. 향후 결과에 따라 박동욱 사장이 공사현장 안전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더불어 박동욱 사장의 ‘3 ZERO'선언 한 달 이후 현대건설 신축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목동 사고와 함께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 올해에만 벌써 4명이 사망했다. 안정경영 선포 이후 반년이 지나자 벌써 물거품이 됐다.

 

2018년 1월 취임한 박동욱 사장은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바 있다. 당시 국회에서는 현대건설의 부실시공, 산업재해, 하도급 갑질 등 전반적인 사안을 집중 추궁했다. 현대건설이 정부로부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지원 받는 만큼 도덕성 검증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원전과 빗물펌프장 사고에 책임을 인정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