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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DHC의 끝없는 '혐한 발언' 빈축…소비자 불매운동 확산

물의 빚은 윤동한 회장 사과 이어 경영 손때
DHC테리비서 "한국 원래 금방 식는 나라", "일본이 한글 통일" 등 언급
서경덕 교수 "자국으로 돌려보내자" 제안

[FETV=김윤섭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콜마·DHC 등 화장품 업체들이 구설수에 오르며 불매운동이 뷰티업계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DHC의 경우 혐한 발언이 멈추지 않으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로드샵 등 뷰피용품 매장에선 DHC 상품 불매운동과 매장내 상품 철수가 반복적으로 확산되는 등 일파만파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헬스앤뷰티 스토어들은 DHC가 ‘혐한 발언’ 논란이 일자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DHC 상품들을 철수시키는 방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롭스는 가장 먼저 DHC 상품들을 매장에서 철수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고 공식 온라인몰 판매도 중단했다. 올리브영은 우선 매대 진열을 소비자들에게 안보이는 곳으로 옮기고 있으며 철수는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랄라블라 역시 12일 매장에서 DHC제품들을 철수시켰다.

 

DHC는 지난 2002년 한국에 진출해 현재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온라인 쇼핑몰 등에 입점해 있으며, '딥 클렌징 오일'로 국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현재 화장품뿐만 아니라 고양이 간식, 다이어트 기능식품 등도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만 100억 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 뷰티 브랜드로 지목돼 불매 리스트에 오른 후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DHC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DHC는 자회사인 'DHC텔레비전'이 최근 내보낸 한 정치 프로그램의 '혐한 발언'으로 국내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는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라며 "일본은 그냥 조용히 두고 봐야지"라고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폄하했다.

 

또 다른 패널은 '조센징'이라며 한국인을 비하하기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패널은 "조센징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시키지 못해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며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고 역사를 왜곡했다.

 

'위안부'를 운영한 일본군을 고발하고 피해자를 위로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는 예술성이 없다며 "제가 현대아트라고 소개하면서 성기를 내보여도 괜찮은 건가요? 아니잖아요"라고 막말을 던졌다.

 

DHC텔레비전은 유튜브를 통해 그동안 극우 성향의 정치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해 왔다. 현재 구독자 수가 46만 명인 이 유튜브 프로그램에서는 강도 높은 혐한 발언을 자주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된후 DHC 불매운동 글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현재 DHC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만 내놓은채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DHC 퇴출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DHC의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은 극우 혐한 기업인으로 악명이 높고, 이미 3년전에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재일동포를 비난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바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우리가 이런 혐한 발언에 화만 낼 것이 아니라 SNS상에 #잘가요DHC 캠페인 등을 벌여 불매운동을 더 강화해서 자국으로 퇴출시켜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콜마는 윤동한 전 회장의 구설수로 인해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르며 비난에 중심에 서있는 상태다.

 

윤 전 회장은 지난 7일 임직원 700여명이 모인 월례조회에서 정부에 대한 막말·여성 비하 발언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임직원들에게 보여준 것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영상 속 유튜버는 문재인 정부의 대(對) 일본 대응을 비난하며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 대단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또 이 유튜버는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며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며 여성 비하 발언도 언급했다.

 

이 소식은 사내 익명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고 사태가 커지자 한국콜마 측은 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지만 비난은 계속됐고 결국 11일 윤 전 회장이 사과와 함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퇴했다.

 

그러나 이미 SNS와 온라인을 통해 ‘한국콜마 불매 리스트’가 만들어지는 등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콜마의 뿌리가 일본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윤 전 회장은 1990년 일본 화장품 전문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설립했으며, 일본콜마는 현재 한국콜마 지분 12.14%,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46%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2012년 10월 기존 한국콜마를 인적분할해 2012년 10월 존속법인 한국콜마홀딩스로 상호를 바꾸고, 화장품과 제약사업 부문은 신설법인 한국콜마로 출범했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 측은 "이미 기술적 독립을 이뤄냈고, 일본콜마 지분은 앞으로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윤 회장 이하 임직원은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지금 불매 움직임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콜마가 불매운동리스트에 오르면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업계의 대표 주자들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국내 최대 ODM 업체인 한국콜마의 부적절한 행보로 점화된 불매 열기가 고객사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터미, 미샤, 카버코리아 등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의 일부 브랜드 제품이 한국콜마에서 제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콜마는 국내 대표적 화장품 제조업자개발방식(ODM)·주문자상표부착(OEM) 기업으로 고객사만 무려 500여 곳이다.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터미, AHC, 미샤 등이 있다.

 

이미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한국콜마에서 제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리스트가 실시간 업데이트 되는 등 불매 촉구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주로 언급되는 제품으로는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와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대부분이다. 이 외에도 토니모리의 일부 제품과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관련 업계도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해당 브랜드 불매운동이 지속될 경우, K뷰티 전반으로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화장품 TOP2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떠한 조치가 나올지 잘 모르겠으나 자사 브랜드가 관련돼 있는 만큼 무시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그간 한일 갈등에도 꾸준히 실적을 내오던 업계 전반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이미 자체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어 한국콜마와 계약을 끊더라도 큰 동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산 기반이 없는 중소기업들로서는 앞이 막막한 상황이다.

 

실제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업 SBA 대표이사는 페이스북에 “한국콜마 회장의 어리석고 사악한 행위 때문에 엉뚱하게도 국내 중소 화장품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생겼다”며 “잘 아시겠지만 한국 콜마는 국내 중소 화장품의 대부분을 OEM, ODM(Original Dvelopment Manufacturing, 제조업자 개발생산) 생산하는 업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중소 화장품들을 불매하면 자금력이 충분한 상장사인 한국콜마가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라 1차적으로 영세한 우리의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는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콜마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주되 중소 화장품업체들이 생산공장을 옮기거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