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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증권사, 신용평가사와 금융당국 NCR 기준 달라 '난감'

한기평 "엄격한 위험 측정 위해선 종전대로"... 금융당국 "증권업 활성화 차원 신NCR 적용해야"

 

[FETV=유길연 기자] 대형증권사들이 신용평가사와 금융당국의 자본 건전성을 평가지표가 달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기업의 위험정도를 측정하는데 집중하는 신용평가사와 증권업 활성화를 꾀하는 금융당국 모두의 눈치를 보느라 혼란스런 상황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대형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 영업용 순자본비율(구NCR) 수치를 공개했다. 구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위험투자액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자본 건전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기평은 대형증권사들의 NCR이 지난 2016년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5년말 345%에 이르던 수치가 지난 3월말 163%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투증권 구NCR 지표가 3월말 149%까지 하락한데 대해 우려를 밝혔다. 

 

한기평은 또 오는 2분기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기준으로 구NCR 150%이하, 조정 레버리지 배율 7배초과를 설정했다. 이번 2분기에도 한투증권의 구NCR이 150%이하라면 신용등급 평가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한기평의 지적에 대해 대형증권사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신용평가사와 금융당국이 측정하는 NCR지표 산정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증권업 활성화를 위해 기존 영업용 순자본비율(구NCR)에서 ‘순자본비율(신NCR)’로 바꿔 자본 적정성 규제를 완화했다. 신NCR은 영업용순자본액에서 총위험액을 뺀 수치를 필요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신NCR 체제에선 대형증권사의 규제 자본비율이 크게 개선돼 위험인수를 포함한 자기자본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반면 구NCR의 경우 기업의 위험정도를 더 엄격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앞서 대형증권사들은 신NCR체제 아래 스스로 투자자로 위험을 감수하는 포괄적 의미의 IB(투자은행)사업에 집중했다. 회삿돈으로 주식·채권·대체투자 자산 등 투자를 빠르게 늘렸다. 이처럼 위험투자를 늘려도 대형증권사들의 신NCR지수는 지난 3월말 기준 660%에서 최대 1780%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투증권은 803.5%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금융당국이 순자본비율 100%이하 증권사에 경영개선 권고 등 제재를 가하는 현재 관계규정의 기준을 넘지 않는 것이다. 

 

일부 대형증권사는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신용평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구NCR 지표와 레버리지 배율만으로 기업의 신용등급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지표 중 하나가 구NCR이라 난감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신용평가사들은 기업의 위험정도를 먼저 주목해야 하기 때문에 구NCR 지표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한국기업평가 안나경 수석연구원은 “최근 대형증권사들의 구 NCR의 변동성이 크게 증가한 점은 기업의 리스크 정도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