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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거침없는 행보...금융시장 '태풍' 되나

은행·증권 잇따라 진출....ICT가 핵심 경쟁력

 

[FETV=유길연 기자] 금융시장에서의 카카오 행보에 거침이 없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선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에 오르게 됐고,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의 증권사 인수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카카오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안건을 승인했다. 또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업의 핵심인 은행·증권업 에 모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전략 투자 목적 자회사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가 금융권의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ICT다. 최근 금융업은 ICT를 접목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ICT 기술을 활용해 수많은 금융거래 기록들을 분석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거나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카카오는 1000만 계좌를 가진 카카오뱅크를 통해 은행권의 ‘메기’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넘어 선두주자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ICT 노하우를 통해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혁신을 이끌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일상 속 어떤 순간에도 유용한 나만의 은행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핀테크(금융업과 ICT기술 접목) 발전 정도가 높지 않다는 점은 카카오뱅크에겐 기회다. 최근 은행들은 ICT인력을 충원해 비대면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ICT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ICT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아 영입 인력의 활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많은 비용을 들여 ICT 인재들을 영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업무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실무자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ICT는 수없이 변화하는 주식시장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투자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스스로를 ICT 회사라고 선언하고 지난 2015년부터 인력의 절반 이상을 개발자와 엔지니어로 채용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티 차베스는 지난 2017년 한 심포지움에서 “외환 거래를 비롯해 세일즈와 투자자 관리 업무 등 IB 고유 업무 영역에서도 ICT 기술이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지지부진한 ICT혁신도 카카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디지털전환 전문인력 수는 1사당 평균 34.7명으로 카드사(107명)와 은행(105.5명)에 비해 약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들은 ICT 업체들이 증권업계를 점령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몇 년간 특별한 개선 없이 방치할 정도로 ICT 혁신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먼저 2800만명의 가입회원을 기반으로 중개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카드결제 뒤 남는 잔돈을 주가연계펀드(ETF), 펀드 등 금융상품에 자동투자하는 서비스인 잔돈투자를 중심으로 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많은 중개수익을 낸 키움증권처럼 카카오도 새로운 서비스로 수익을 낸다면 향후 IB부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