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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포스코 최정우號 출범 1년…"구원투수 효과 아직은?"

최정우 회장, 24년 서울대 전통 깨고 포스코 회장 취임
‘재무통’답지 않게 포스코 실적 악재…영업이익, 시가총액 쪼그라들어
지난해 5명, 올해 벌써 4명 사망한 포스코 현장, ‘사고통’ 오명 뒤집어써

 

[FETV=김현호 기자] 포스코 회장은 서울대 출신이 대다수를 이뤘다. 이에 반해 비(非)서울대 출신으로 24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 경영자가 있다. 바로 최정우 회장이다. 그런 최 회장이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최 회장은 취임 이후 ‘상생경영’을 외치며 중소기업 지원에 힘썼고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반면 취임 1년 후 포스코의 실적악화와 포스코 현장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사망사고 발생하는 일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00대 혁신 과제를 발표한 최정우 회장은 ‘새로운 포스코’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에 신성장부문을 신설하며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철강업이 주된 사업인 포스코를 새로운 먹거리 개척을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또 이르면 25일 포스코의 새로운 경영 이념을 위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회장은 2008년 포스코 건설 상무로 승진하며 ‘재무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현재 포스코의 재무적인 상태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가 2분기 실적을 22일 발표했다. 포스코는 2분기 매출 16조3213억원, 영업이익 1조68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8분기 연속 1조원 돌파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7% 감소한 수치였다. 재무통 답지 않은 2분기 성적표다.

 

더군다나 시가총액이 30% 가까이 빠졌다. 한국거래소는 포스코의 시가총액이 20조61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8.1%가량 급락한 금액이다. 재계 순위도 자연스레 5단계 하락한 11위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현재 실적부진에 이은 외적인 부문도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주된 산업인 철광석 가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호주 등에서 댐 붕괴와 사이클론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로 인해 철광석 생산량이 줄어 단가가 높아졌다. 가격만 70% 가까이 뛰었다. 이에 따라 철강석을 기반으로 포스코가 생산하는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앞으로도 포스코의 수익성 부문에 대해서 고심이 깊어질 수 있는 것이다. 브라질과 호주는 전 세계 철광석 생산에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환경 문제도 최정우 회장이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경북도청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가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며 고로(용광로)조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경북도에 따르면 포스코가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해 환경오염을 시켰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용광로를 정비하다 브리더(기름탱크에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공간)를 열고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것이다. 도청은 이르면 8월말 청문회를 열고 조업정지 처분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조업정지가 내려지면 사실상 포스코는 재정비 상태에 돌입하게 돼 영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장 관리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이후 ‘안전한 포스코’를 외쳤다. 하지만 현장은 안전과 다른 ‘사고투성이’로 얼룩져 있다. 포스코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지난해 5명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는 벌써 4명이 사망했다. 추락 사고도 있었다. 지난주 사이 포항제철소 현장에서 노동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같은 현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추락사가 연이어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사상자가 나오고 있지만 최정우 회장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안전 현장’을 외치는 최 회장이 정작 사고가 발생하자 나 몰라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의 오랜 전통을 깨고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래 1년이 지났다. 하지만 보여준 성과는 미미하다. 재무통이라는 별명답게 회사 경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로 이어졌다. 또 포스코는 안전한 현장에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무통’이 아닌 ‘사고통’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며 2030년 매출 100조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악화일로에 놓인 포스코를 최정우 회장이 산적한 과제를 어떤 전략으로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