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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모험자본' 놓고 엇박자에 증권업계는 ‘곤혹’

금감원은 '채찍' 금융위는 '당근'...피해는 금융기관 '몫'

 

[FETV=유길연 기자]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모험자본'(신산업이나 벤처산업, 첨단산업에 투자) 투자정책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증권업계는 금융위의 ‘당근’과 금감원의 ‘채찍’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초대형IB(투자은행)들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투자내역을 공개했다. 초대형IB들이 발행어음 자금을 벤처회사에 투자한 액수는 ‘0원’이었다. 이는 초대형IB들은 발행어음 사업 허가취지와 달리 모험자본 투자를 늘리는데 인색하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반면 금융위는 발행어음 업무가 아직 초기 단계라 초대형IB들의 모험자본 투자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금융위는 자기자본 3조원이상 대형증권사들의 모험자본 투자현황을 공개하며 규모가 충분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향후 증권사들이 모험자본을 더 늘릴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검토하 고 있다.  

 

증권업 관련 금융위와 금감원의 엇박자는 또 있다. 금감원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들의 기업 신용공여 현황을 공개해 모험자본을 늘리지 않는 증권사들을 질타했다.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 현황에 따르면 종투사들이 중소기업에 제공한 신용공여 비율은 약 30%에 그쳤다.

 

금융위는 증권사들의 모험자본을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로 상장주간사 규제완화를 결정했다. 증권사들이 헷지펀드를 통해 모험자본을 늘릴 것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증권사들이 모험자본을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로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산정 기준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 투톱'이 갈등을 빚으면서 증권사들의 혼란은 더 가중되고 있다. 모험자본을 늘리자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두 기관의 서로 다른 입장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둘러싸고 양측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자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업계 전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 기관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두 기관이 서로 엇박자를 내면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증권사들을 포함한 금융기업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