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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증권사 ‘덩치 싸움’...더 작아지는 중소형사

대형사, 초대형IB 변신 '잰걸음' 중소형사, 실적악화에 이은 신규사 진입으로 '울상'

 

[FETV=유길연 기자] 증권업계의 양극화가 심화 되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의 덩치 키우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이르면 이달 내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당초 다음 달 5일 완료 예정이던 증자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최근 하나금투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투자은행) 경쟁에 밀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의지로 풀이된다.  

 

하나금투는 지난해부터 몸집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3월과 11월 각각 7000억원, 5000억원의 유증을 거쳐 자기자본을 3조2680억원 수준으로 늘려 단숨에 종투사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하나금투는 향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초대형 IB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내부이익으로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식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수익 다각화를 위한 전략 수립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기자본 3조원대의 대형 IB들이 초대형IB로 올라서기 위한 경쟁이 뜨거운 이유는 ' 수익 다각화' 때문이다.

 

최근 증권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증권사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브로커리지(중개업)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이에 대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IB 등을 통해 수익을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은 IB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IB는 발행어음을 통해 최대 자기자본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초대형IB는 발행어음 자금을 기업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IB부문에 투자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한투증권이 최근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배경 중 하나가 발행어음 사업이다.

 

이같은 대형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으로 실적 악화에 고전 중인 중소증권사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순이익 상위 10위 안에 중소증권사는 키움·대신증권 밖에 없다. 특히 IB부문의 경쟁력에서 중소증권사들은 크게 뒤지고 있다. 1분기 IB수수료수익 상위 5개사 가운데 중소증권사는 단 곳도 없다. 중소증권사 중 가장 많은 IB 수수료수익을 거둔 키움증권(225억원)의 실적은  대형증권사 가운데 꼴찌인 KB증권(447억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IB부문의 경쟁력 저하에 따른 중소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는 키움증권의 2분기 실적이 지난 1분기에 비해 5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2분기 특징인 부진한 주식시장을 감안할 때 키움증권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측했다.  다른 중소증권사들도 2분기 전망은 어둡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가 발표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도 중소증권사들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가체계 개편의 골자는 그간 통제해왔던 신규 종합증권사 설립 요건과 규제를 완화해 신규 사업자가 증권업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규 증권사들이 늘어나면 중소증권사의 난립으로 실적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