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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건설사, ‘상한제 불똥’에 2분기 실적 휘청

5대 건설사 2분기 매출 전망 15조원…지난해比 2조원 감소 예측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앞둔 부동산 시장…‘분양가 20~30% 하락 예고’
건설경기 악화에 분양경기까지 어두워, 건설 시장 잿빛 바람 분다

 

[FETV=김현호 기자] 2분기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더군다나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건설사들의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5대 건설사(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중 현대건설을 제외한 4개 건설사 모두 2분기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대 건설사의 2분기 추정 매출은 14조8160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기간 지난해와 비교하면 2조원 가량이 감소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해 170억 오른 4조2570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삼성물산(-210억원), 대림산업(-5240억원), GS건설(-7600억원) 대우건설(-7720억원)은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업이익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증가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양사가 각각 130억, 80억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은 매출과 더불어 영업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중 삼성물산은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인 243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이 감소한 13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각각 160억, 350억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분기 실적이 가장 크게 하락할 것이라 전망된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금액을 3조2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상반기 해외수주액은 5900억 수준이다. 지난해 대비 49.4%가 줄어든 수준이다. 때문에 올해 목표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5조7000억 규모의 나이지리아 LNG 액화설비시설 등에서 수주를 성공한다면 목표치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건설경기는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63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3년 11월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CBSI는 100선을 넘기지 못하면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바라본다. 이와 함께 정부가 최근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다고 밝혀 건설사의 시름이 연일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34주 만에 집값이 오르자 정부가 후속조치로 발표한 방안이다. 당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김 장관은 10일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과 관련해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히며 상한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주택법은 국회에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상한제 도입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는 ▲정부가 한정한 건축비 ▲감정평가 받은 토비지 등을 기반으로 분양가를 산정한다. 주변시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주택공급 계획을 세웠던 건설사들이 고심에 빠지고 있다. 정부가 당장 적용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낮은 분양가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상한제 적용으로 인해 분양가가 2~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사들도 주택을 어떻게 공급할지 고심이 깊다. 이미 건설사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낮은 분양가를 산정하면서 후분양 논의를 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하반기 신반포·경남아파트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이 재건축 단지의 경우 후분양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방식을 재논의 하기로 결정했다.

 

또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이 시공할 서울 강동구 둔춘주공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1만가구가 넘는 초대형 재건축 단지다. 기존에 단지를 후분양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재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경기실사지수를 나타내는 7월 HSSI 전망치도 60선을 기록했다. 휴가철이라고 하지만 분양 시장도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수는 100선 이하를 나타내면 분양 전망을 ‘부정적’으로 나타낸다.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는 6월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년대비 32%가 줄어든 것이다. 최근 현대건설 등이 1조원 이상의 해외수주 성공이후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다. 내수시장도 분양가 상한제로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외 수주가 모두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아직 분양가 상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당장의 대처는 곤란하다”면서 “향후 해외수주와 주택수주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