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재계


회갑 맞은 ‘신격호의 샤롯데’ 서미경은 누구?

1977년 ‘미스 롯데’ 선발로 인연 맺어
88년 신유미씨 호적 입적으로 사실혼 관계 밝혀져
지난 2017년 롯데 총수 일가 비리재판에 첫 등장

 

[FETV=김윤섭 기자] 롯데家의 일원인 서미경 씨가 4일 만 60세 환갑을 맞았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지난 2일 건강 악화로 입원한 가운데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 모녀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 신격호의 샤롯데 서미경

 

서미경씨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일본에서 국내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아역 탤런트 출신인 서 씨는 1977년 ‘미스롯데’로 선발되면서 롯데의 CF모델로 활동을 시작했다. 10여편의 영화에도 출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예전 연예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당시 서 씨의 인기는 지금 톱여배우에 버금가는 모든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서 씨는 80년대 초반 돌연 연예활동을 접고 종적을 감췄으며, 이때부터 신 회장과의 관계가 조금씩 언급되기 시작했다. 당시 신 회장의 나이는 만 62세로 서씨와의 나이 차이는 무려 38세였다.

 

결국 신 회장과 서 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 신유미씨가 1988년 신 회장 호적에 입적된 것이 알려지면서 소문은 사실로 들어났다. 이로써 신격호의 자녀 넷은 하나의 가족으로 묶이게 됐다. 장녀인 신영자(롯데재단 이사장)는 신격호가 본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유일한 혈육이다.

 

신동주(광윤사 대표이사)와 신동빈(롯데그룹 회장)의 어머니는 둘째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다. 셋째 부인인 서미경이 낳은 딸 신유미는 '법적 언니'인 신영자와 41살의 나이차가 난다. 신영자는 서미경보다 24살이 많다.

 

 

▲‘미스 롯데’에서 ‘롯데의 여왕’으로

 

많은 소문이 도는 가운데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던 서 씨의 이름이 다시 떠오른 것은 지난 2006년 롯데시네마에 팝콘 등을 공급하는 유기개발과 롯데백화점 입점 식당들을 관리하는 유원실업의 소유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회사 경영 경험이 전무했던 서미경과 신유미지만 서미경은 지난 2000년 6월 유기개발 이사로 입사했으며 딸 신유미는 29살 나이에 롯데호텔 고문이 됐다. 현재 재계 순위 2위와 4위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각각 구매실장과 대리로 경영을 배운 점을 봤을 때 그 능력에 대한 의심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유미는 지난 2018년 3월 퇴사했다. 그는 2012년에는 롯데푸드 주주에 이름을 올리면서 현재 롯데푸드와 롯데지주에 대해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에서 영향력을 키우던 서씨 모녀는 지난 2016년 경영비리 혐의가 대두되면서 다시 세간의 중심에 등장했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가 처음으로 드러나면서 이들 모녀가 롯데그룹 총수 일가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기 떄문이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서씨 모녀의 롯데홀딩스 보유 지분은 6.8%로 서씨는 개인 지분 1.84%와 경유물산 3.2%를 더해 5.04%로 개인 최대주주였고, 여기에 딸 신유미 전 고문의 지분 1.83%까지 더하면 총 6.87%였다.

 

이들 모녀의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보다 많았으며 당시 가치로는 7000억원대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2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을 늘리며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서씨 모녀의 지분은 3.2%로 낮아졌으며 개인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당시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던 신 회장에게 서씨 모녀가 힘을 실어준 것이다.

 

당시 서씨 모녀는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먼저 배임 혐의를 살펴보면 신격호 롯데 명예 회장이 서씨 모녀가 소유하고 있던 유원실업에 롯데시네마 30여 점의 독점 운영권을 헐값에 파는 과정에서 발생했따. 유원실업은 서씨 모녀가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였으며 롯데 측은 이들에게 운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774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횡령 혐의는 공짜 급여에 대한 문제였다. 당시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명예 회장의 뜻에 따라 한국 롯데그룹과 계열사에 근무한 바가 없는 서씨 모녀에게 급여를 회사자금으로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건설 세무조사 이후에서야 급여 사실을 알았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경영 비리 혐의와 관련해 1심 선고에서 서 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으나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 다시 멀어지는 롯데와 서미경…흔적지우기?

 

경영비리 재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서씨는 이후에 빠르게 본인의 흔적을 롯데에서 지우기 시작했다. 이른바 서미경 식당으로 불리단 매장 4곳이 롯데백화점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롯데쇼핑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당시 롯데백화점 측은 “지난해 7월 롯데백화점과 서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유기개발이 백화점 내에 운영하는 식당들을 올해 1월까지 철수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씨 모녀가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즉 롯데 총수 일가의 비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정 당국의 칼날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인 것이다. 작년 8월 유기개발, 유원실업, 유기인터내셔널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속회사 편입 의제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롯데 계열사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면서 위 같은 분석에 힘이 실렸다.

 

미스 롯데에서 롯데의 여왕까지 올랐지만 다시 종적을 감춘 서미경씨가 신격호 회장의 건강 이상이 계속되는 현 사태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