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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음식


난, 할머니가 살던 때로 간다

  • 기자
  • 등록 2019.07.01 09:00:00
  • 수정 2019.06.27 16:51:31

 

[권혁진=음식연구가] 난, 할머니가 살던 때로 간다

 

1) 표고버섯

2) 양파껍질차

3) 도토리묵

4) 고추, 오이, 피망, 브로콜리, 다시마, 파프리카, 양배추

5) 비트스무디

6) 사과당근주스

7) 검은콩수프

8) 오미자차

9) 퀴노아현미밥

 

 

표고버섯을 햇볕에 말리면 저렇게 작아진다.

비타민D를 잔뜩 머금은 표고버섯은 야채우린물을 만들 때 쓴다.

양파 껍질도 나올 때마다 햇볕에 말려 차로 마신다.

준비해둔 도토리가루를 꺼내 묵도 쑨다.

출출할 때 간식으로 먹는다.

확실히 별미다.

이처럼 할머니가 사시던 시절로 돌아간다.

전문가들은 이를 '구석기 식단'이라 한다.

전문가들은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자고 한다.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

채소, 과일을 많이 먹고,

고기는 가끔 섭취하고,

필수지방산은 균형 있게 먹으며,

정제당, 흰밀가루, 흰쌀밥을 적게 먹자고 주장한다.

 

 

어쩌면 가장 간단한 식단일지도 모른다.

고추, 오이, 피망, 브로콜리, 다시마, 파프리카, 양배추 등을 준비해 두었다.

 

냉장고에서 꺼내 먹기만 하면 된다.

그냥 맨 걸로,

어떤 거는 막장에 찍어 먹거나

또 어떤 거는 초장에 찍어 먹는다.

밥이 주식이 아니라 반찬이 주식이다.

 

오늘 아침은 비트스무디를 한사발 마신다.

예전처럼 매일 먹지는 않지만

간혹 냉동실에서 꺼내 칼로 톡톡 쳐 1개씩 처리한다.

블루베리, 오렌지, 바나나, 아몬드, 두유를 넣고 핸드블렌더로 갈면 끝.

​​

쉼표 있는 삶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은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해서 빠르게 달려온 한국은 쉬어야 하며,

쉬면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혹시 이 땅 백성이 안식일에 물화나 식물을 가져다가 팔려 할지라도

우리가 안식일이나 성일에는 사지 않겠고

제 칠년마다 땅을 쉬게 하고 모든 빚을 탕감하리라."

구약성서의 글이다.

땅도 안식년을 준다.

우리조상의 지혜, 여백의 아름다움을 차용해와 나의 몸에게 쉼표를 준다.

무작정 쉬는 게 아니라 그동안 쌓인 독도 빼내주고

몸속 장기에 쉴 수 있는 환경과 힐링을 준다.

ㅡ 몸아, 너 그동안 고생했어. 얼마나 힘들었니.

나는 오늘도 몸을 보듬으며 다독인다.

사과당근주스로 비타민이라는 영양분을 듬뿍준다.

따뜻한 검은콩수프로 속을 풀어준다.

조깅으로 땀을 낸다.

몸의 독소를 강제적으로 내보낸다.

 

 

운동 후 오미자를 마신다.

한번은 영조버전으로 그냥 찬물에 밤새 우린차를 마신다.

한번은 해독버전으로 말려두었던 오미자, 계피, 생강, 대추를 푹 고아 차로 마신다.

몸속 독소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 오미자가 혈전도 분해한다.

오미자 발효액은 체내의 온도에서 고유한 혈전분해능력 (플라스민)을 증가시킨단다.

 

 

어제 청소하다 우연히 퀴노아 병을 보았다.

샐러드를 하고 남은거다.

퀴노아현미밥을 처음 시도해본다.

양질의 단백질 덩어리를 먹어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