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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불굴의 썬파워’ 정의선…미래차시장 ‘퍼스트 무버’ 승부수

정 수석부회장 해외 방문…미래차 위해 직접 뛴다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 참석…수소차 상용화 강조 등 현대차 입지 다지기 돌입
친환경차 확대 정책 선제적 대응 통해 시장 주도권 쥔다

 

[FETV=김윤섭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치지 않는 ‘썬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미래 주요 산업으로 떠오른 친환경차 시장과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최근 여러 행보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려는 의지를 강력히 보이면서, 정 수석부회장의 미래차 관련 공격적인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 현대차는 싱가포르 최대 운수기업이자 친환경 택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컴포트 델그로’와 택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는 올 연말까지 1500대, 내년 상반기까지 500대 등 총 2000대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택시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싱가포르 현지 택시 2만대 중 56%를 차지하며 9년 연속 택시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전세계 대리점대회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정 수석부회장은 현지에서 컴포트 델그로의 경영진과 만나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협의했다.

 

현대차는 이번 계약 체결로 싱가포르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로서 친환경 자동차를 선도하는 업체로 한층 이미지를 강화하게 됐다. 현대차는 최근 여러 국가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차 확대 정책과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인구가 적고 세금률이 높아 신차 시장은 작지만 홍보 효과는 큰 셈”이라며 “일본 자동차회사의 시장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현대차에 하나의 ‘숙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친환경 택시를 활용한 현대차그룹의 시장 공략은 동남아시아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현대차는 중동의 최대 카헤일링 업체 ‘카림’에 올 연말까지 5000대의 공유차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선 ‘아이오닉 전기차(EV)’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현대·기아차는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에 3억 달러(약 3480억원)를 전략 투자키로 했다.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전기차 기반 카헤일링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목표다.

 

올해 1월 동남아 1위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인 그랩과 코나 일렉트릭을 활용해 싱가포르 공유경제 시장에 진출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동남아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그랩은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모빌리티 혁신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11월 그랩에 총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투자 규모는 현대차그룹이 외부 업체에 투자한 액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었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와 같은 광폭행보는 미래차 시장에서 현대차 그룹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래차 관련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정 수석부회장 본인이 직접 챙기며 발로 뛰는 것은 더 이상 패스트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의 변화를 선언했다는 평가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15일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 자격으로 일본 나가노현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 참석해 공식발언을 한 것도 수소차 상용화에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는 현대차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선 멋진 말과 연구가 아닌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수소경제가 미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소위원회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모멘텀을 기반으로 수소경제 사회 구현을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와 투자 및 전략적 상호 협력에 대한 계약을 직접 체결하는 등 미래차 기술 기업에 적극적으로 전략 투자 및 협업을 강화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동남아와 미래차 시장으로 풀악셀을 밟은 정의선 부회장의 선택이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다시 한번 날개를 달아 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