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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손 편지로 임직원 다독인 임일순 사장, 2019년 홈플러스는 어디로?

임 사장, 2015년 홈플러스 재무팀 부사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흑자전환 시켜
2017년 영업이익이 급갑 한 이후 2018년 영업이익은 지난해比 무려 58% 감소
악화한 유통시장에 맞춰 동종업계 변화 추진, ‘홈플러스 후발주자로 전망 어두워’

 

[FETV=김현호 기자]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취임 이래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소비자의 소비 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했고 이에 따른 유통업계의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 이마트에 이어 업계 2위인 홈플러스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임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작성하며 위기를 탈피하겠다고 전했다. 2019년은 롤러코스터를 보이고 있는 임 사장의 경영능력이 중요한 한 해로 평가 받을 전망이다.

 

임일순 사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손 편지를 썼다. 그는 “유통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은 전통 유통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위기”라며 “격한 경쟁 속에서 지속되는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유통산업 내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있게 됐음을 고백 한다”고 말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임일순 사장이 걱정이 묻어난 내용이었다. 유통업 재계2위에 올라와 있는 홈플러스도 작금의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2015년 홈플러스는 영국의 유통사인 테스코에서 사모펀드 회사인 MBK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뀌었다. 주인이 바뀌면서 새롭게 시작한 홈플러스였지만 13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2015년 적자금액만 약 2490억원이었다.

 

그해 11월 임일순 사장은 홈플러스 재무부문장 부사장으로 취임하며 홈플러스 경영 전면에 섰다. 그가 회사의 재무상태를 총괄했던 초기부터 홈플러스가 빛을 발했다. 2016년도의 영업이익이 3000억원이 넘은 것이다.

 

홈플러스가 흑자 전환하자 임일순 사장은 2017년 5월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승진했고 같은 해 10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업계 최초의 여성 CEO였다. 그만큼 임 사장의 경영능력을 사(社) 측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임일순 사장은 CEO로 시작하자마자 암초를 만났다. ‘실적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당시 영업이익은 2404억원으로 25.1%가 급감했다. 더군다나 순이익이 무려 69.1%가 줄었다. 임 사장은 재무통으로 회사에 입사하고 2년 만에 홈플러스를 흑자전환에 돌려놓으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CEO로써의 첫해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좋지 않은 결과가 이어졌다. 2018년 홈플러스의 매출은 7조6598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3.7% 감소한 수준이다. 중요한건 영업이익이 폭락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91억을 기록했는데 무려 58%가 감소했다. 악화된 경영 실적에 따라 임일순 사장은 2018년에는 매년 지급해오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임일순 사장은 연이은 실적 부진과 성과급 지급 중단으로 인해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방법으로 A4용지 4장이나 되는 분량의 편지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폭락한 영업이익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2개 점포를 폐점했고 16개 매장은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해 영업을 중지했다”며 “최저임금, 임차료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임일순 사장은 편지 말미에 "옴니채널 사업확장과 신선식품 전략화, 지역 맞춤형 점포 조성 등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있는 상황이 녹록치 않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경쟁업체 이마트와 롯데마트와 달리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스페셜’ 이외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이마트는 규모를 줄이는 대신 노브랜드를 통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고 롯데마트도 ‘통큰 가격’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하며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두 업체는 또 온라인 시장 확장을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이마트 사업을 총괄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SSG닷컴‘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도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홈플러스는 대형 점포에서 탈피해 자체 편의점 상품인 365플러스를 통해 시장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 확보에 실패했고 임일순 사장도 사실상 사업 확장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며 시장에서 철수한 모양세다.

 

홈플러스는 대신 ‘홈플러스 스페셜’을 밀고 있는 추세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대용량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16개 매장을 홈플러스 스페셜로 탈바꿈 시켰다. 올해도 20곳을 추가로 전환할 예정이다. 창고형 할인매장의 원조인 ‘코스토코’와 비슷한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고 홈플러스가 후발주자인 만큼 장밋빛 전망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식품 ▲생활용품 ▲침구 ▲가전 등 줄줄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고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측은 점포 전환을 통해 사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서 ‘홈플러스 스페셜’의 손이익 계산이 빠졌기 때문이다.

 

임일순 사장은 손 편지를 통해 “미래 유통시장이 불투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 시장으로 유입되는 소비자와 경쟁업체의 발 빠른 대처로 인해 유통시장이 불안정 하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1분기 실적이 -3.1%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의 구체적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9년 시작이 좋지 않다. 대내외 불확실성도 겹치며 유통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임일순 사장의 경영능력이 중요한 시기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