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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적신호]흑자 폭 감소세...4가지 경기 흐름은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국내 소득 감소·위축 가능성, 세계 경기 하강 시그널 반영 의미
대외 채무 증가 반면 대외 투자 제약, 원화 환율 흐름과 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 미약
“경제 외부 충격 대응력 제고 등 위해 적정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유지가 필요하다”

[FETV=오세정 / 장민선 / 길나영 기자] [편집자주] 80개월 이상 흑자 행진을 유지했던 경상수지의 흑자폭이 최근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매년 4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집중돼 있어 본원소득수지 적자폭이 큰 점을 고려하면 올해 4월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경상수지 흑자 감소의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를 바탕으로 흑자 규모가 감소하는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경상수지 흑자 감소는 교역조건의 악화를 의미하며 이는 국내의 소득 감소 및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준표 현대연구원 연구위원은 “교역조건은 상품 한 단위를 수출해서 벌어들인 외화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 즉 수출품과 수입품의 수량적인 교환비율을 말한다”며 ”교역조건 악화는 실질무역손실로 연결되고 이는 국내 소득을 감소시켜 가계의 구매력 저하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중반부터 수출입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인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이는 수출 1단위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수입물량이 감소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여기에 최근 수출물량까지 줄면서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수입량 비율인 소득교역조건지수까지 빠르게 하락하는 등 교역조건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 연구위원은 “2016~2017년 실질무역이익이 분기당 12조~19조원을 실현했지만 최근 교역조건 악화로 작년 4분기 실질무역이익이 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면서 “그만큼 국내 유입돼야 하는 돈이 사라졌다는 의미로 결국 구매력 저하의 원인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2015~2018년간 7%대에서 0%대로 하락한 점, 민간 가계 지출 증가율이 작년 하락한 점을 제시했다.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축소되는 점은 세계 경기 하강 시그널이 반영된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등락의 영향을 받는 수출가격지수와는 달리 수출물량지수는 경기 흐름의 영향을 받는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수출 물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글로벌 경기 하강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00~2018년 수출물량지수는 34.9p에서 153.6p로 연평균 8.6%씩 꾸준히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대체로 상승 추세였던 수출물가지수는 작년 10월 167.9p를 정점으로 하락했으며, 올 들어 2월에는 127.8p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1~2월 국내 수출물량지수가 전년동기간대비 1.1% 하락한 가운데 글로벌 수출 물량 증가율(전년동기대비)도 2017년 분기당 4~5%대에서 2018년 들어 2.5~3.5%로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면 대외 채무는 증가하는 반면, 대외 투자는 제약을 받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홍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 감소는 달러화의 공급과 연관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대외 채무 및 채권 통계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2012년 중반 이후 경상수지 흑자 지속의 영향으로 한국의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는 사상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향후 경상수지 균형 접근 시 대외금융자산(대외 투자)에서 대외금융부채(외국인 투자)를 차감한 순대외금융자산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 연구위원은 “과거 경상수지 흑자 감소 또는 적자 전환 시기에 대외채무 규모가 증가했고, 순대외금융자산(대외 투자 - 외국인 투자) 규모는 마이너스 규모가 확대됐거나 플러스 규모가 축소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경상수지 흑자 감소가 원화 환율 흐름과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 감소기의 원화 환율 흐름을 점검한 결과, 원화 가치가 대체로 약세를 보여 경상수지 흐름이 환율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명목환율로 본 원화 가치는 보합세를 보였으며, 실질실효환율로 본 원화 가치는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도 경상수지 흑자 감소 시기 및 적자 발생 시기의 원화 환율 흐름은 예상과 달리 하락세를 시현했다”며 “과거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된 시기(2010년 10월 ~ 2011년 5월) 및 흑자 규모가 감소했던 시기(2013년 10월 ~ 2014년 1월)에 원/달러 환율은 보합 혹은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홍 연구위원은 “경제의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국 민소득 및 가계 소비 안정을 위해 적정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방안으로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 및 수출 품목의 다각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위원은 “수출 주력 산업의 위기 타개는 기업의 투자 및 생산 활동에 달려 있고, 기업의 적극적 투자를 위해 규제완화 등 투자 활성화 대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관광산업 투자 확대를 통해 서비스수지 적자를 개선하고 내수활성화까지 도모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고부가가치 관광 인프라와 서비스를 확대해 소비 여력이 높은 고소득층의 국내 고급 관광 소비를 늘리도록 해야한다”며 “골프, 수영, 스키 등 4계절 복합 리조트 시설을 확대하는 한편, ICT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관광 명소들을 창출하여 관광 수요 및 새로운 일자리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일자리 확대 및 가계소득 증가 등 실질구매력 확충 ▲중‧저소득층의 소비 여력 위축 방지 ▲양호한 외환건전성 및 외환시장 안정성 유지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