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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비상경영체제 돌입 한진그룹…'조회장 측근 그룹'이 공동관리

당분간 대한항공 우기홍·한진칼 석태수·한진 서용원 관리 체제
조원태 사장 경영권 승계 유력…"지분구조 취약 한계" 분석도

 

[FETV=김윤섭 기자] 한진그룹은 8일 오전 갑작스럽게 맞은 조양호회장 부고 사태에 급히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0년 동안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던 조 회장의 유고 사태가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한진그룹은 이날 오전 조 회장 별세 소식을 알리며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진행해 안전과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그룹 창업주인 선친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1999년 대한항공회장에 오른 뒤 20년간 경영 최일선에서 각종 경영 판단을 내리고 의사 결정을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유고는 한진그룹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운 일이

 

여기에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조 사장이 장례절차 등을 위해 당분간 경영에 신경 쓰기 어렵다는 점도 긴급히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그룹 지배 정점에 있고, 대한항공과 한진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조 회장 부자와 석태수 사장 등 3명이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대표이사를 맡은 석 사장은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이사·상무를 거쳐 한진 대표이사, 한진해운 사장을 지낸 조 회장의 '심복'으로 꼽힌다.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 외부 견제에도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3년 더 연장하며 조 회장 측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고 있다. 조 회장이 지난달 27일 주총에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하면서 대표이사 3인 체제에서 2인 체제로 전환됐다.

 

우 부사장도 1987년 대한항공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장, 미주지역 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 총괄 등을 거친 이력으로 '조 회장 사람'으로 분류된다.

 

우 부사장은 조 사장을 도와 대한항공 경영을 꾸려가면서 조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 역시 1977년 대한항공으로 입사해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친 서용원 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룹 내 주요 3사를 이끄는 사령탑이 모두 조 회장의 최측근이고 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인 만큼 그룹과 계열사 경영은 당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조 회장이 20년 넘게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쌓으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만큼, 조 회장의 빈 자리를 메우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상경영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대한항공과 그룹 경영권을 순조롭게 승계할 수 있지도 관심이다.

 

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율을 보면 조 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이 28.9%, KCGI가 12.8%, 국민연금이 6.7%, 기타 주주가 51.6%를 보유하고 있다.

 

28.9% 중에는 조 회장 지분이 17.8%로 대부분이고, 조 사장을 비롯한 자녀 3명의 지분이 각각 3% 이하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경영권 확보를 위해 조 회장 주식을 자녀들에게 상속하는 경우 50%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 하는 데, 이를 고려하면 조 사장이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물컵 갑질' 사건으로 각각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지분 상속 과정에서 이들이 다시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경영성과가 없는 조 사장이 당장 6월 초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에 의장직을 맡아 글로벌 항공업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며 경영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