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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딜라이브 인수전 '동상이몽'...느긋한 KT vs 군침 흘리는 SKT·LG유플러스

국회 유료방송합산규제 ‘또 연기' 후폭풍 불가피
케이블TV-이통3사, M&A ‘온도차’ 존재
티브로드, 차입금 상환 문제로 재정 어려워

 

[FETV=김수민 기자] 22일 국회에서 예정됐던 유료방송합산규제 논의가 또 다시 미뤄지면서, KT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기다리는 KT의 모습이 마냥 급하지는 않아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 간사간 입장 차이가 벌어지면서 21일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 1소위)와 22일 정보방송통신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 2소위)를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법안 2소위에서는 '유료방송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기로 인해 향후 일정도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개속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M&A 시도 이후, 케이블TV와 이통3사의 M&A설은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의 인수를 시작으로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를 진행중이다. KT도 딜라이브와 물밑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

 

이동통신사가 케이블TV와의 M&A를 추진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점유율 확대에 있다. 최근 유료방송합산규제법 재도입을 두고 KT를 견제하는 경쟁사의 속내도 점유율 확보에 기반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T의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은 30.86%다. SK브로드밴드가 13.97%로 2위, LG유플러스가 11.41%를 차지하고 있다. 이통3사는 CJ헬로비전(13.02%), 티브로드(9.86%), 딜라이브(6.45%) 등 인수전에 적극 참여해 차후 유료방송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TV업계 역시 현재 부진한 업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이통사와의 M&A 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수년간 케이블TV업계는 자생력 강화 방안을 노려왔지만, 실적은 물론 가입자 역시 별다른 개선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의 M&A는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보인다. 다만 업계에선 케이블TV와 이통3사의 M&A 추진에 대한 ‘온도차’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IPTV의 성장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이통3사가 소위 ‘갑’의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IPTV 가입자 수는 1471만6575명(46.05%)으로 케이블TV를 운영하는 종합유선방송(SO) 1398만4967명(43.76%)을 2.29% 차이로 추월했다. 이통3사의 결합상품으로 가입자는 물론이고,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 기술 적용이 확대되면서 콘텐츠 측면에서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이통3사는 케이블TV를 인수해 일시적인 가입자수를 늘리는 것보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도 내놓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 단독 도입을 선언한 LG유플러스의 IPTV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업계에 한 관계자는 “IPTV가 잘나가는 상황에서 케이블TV M&A 추진이 이통사 입장에서 급하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케이블TV 사업자들이 가입자, 매출 하락으로 인수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M&A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T의 경우에도 딜라이브 인수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료방송합산규제 논의가 지연되면서 중단된 상태다.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급한 것도 딜라이브다. 딜라이브는 오는 7월 말까지 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채권단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딜라이브의 몸값이 2018년 1조원에서 8000억원으로 20%가량 급락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상황이 난감한 입장이다. 

 

일각에선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여타 이통사들이 딜라이브 인수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렁에 빠진 딜라이브 입장에선 그나마 희망의 지푸라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