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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개량신약 개발사업 '빨간불'...다국적 제약사 특허소송서 줄줄이 승소

챔픽스 염 변경 의약품 판매중단 위기…제약업계 "우선 지켜보겠다"

[FETV=최남주 기자] 국내 제약사의 개량신약 개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줄줄이 승소하면서 개량 신약 개발과 판매 등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은 다국적 제약사 아스텔라스가 국내기업 코아팜바이오를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파기환송을 선고, 재판부가 사실상 아스텔라스의 손을 들어줬다.

 

아스텔라스는 과민성 방광 등 배뇨장애 치료제 '베시케어'(성분명 솔리페나신숙신산염)의 특허권자다. 코아팜바이오가 베시케어의 일부 염을 변경한 '에이케어'(성분명 솔리페나신푸마르산염)를 만들어 출시하자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냈다.

 

앞서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에서는 두 제품의 염이 다르다는 이유에서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코아팜바이오가 승소한 바 있다.

 

하지만 아스텔라스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대법원은 염 변경 약물이 개발하기 쉬운 데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치료 효과도 동일하다고 봤다. 즉 염을 변경한 것만으로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가진 특허를 회피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국내 제약사의 개량신약 개발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허권을 가진 다국적제약사의 권리가 폭넓게 인정되면서 개량신약 개발에 뛰어들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내 200여개 제약사가 회원으로 가입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개량신약은 국내 제약기업의 경쟁력을 담당하는 중요한 축"이라며 "개량신약을 통해 얻은 이익이 신약 개발에 투자되는 등 산업계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판결로 R&D 노력이 위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협회는 대법원에도 염 변경 의약품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챔픽스의 염 변경 의약품을 대거 쏟아낸 국내 제약사들은 이번 판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챔픽스 특허 관련 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번 판결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특허 침해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는 일단 내달 1일로 예정된 특허법원 항소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개량신약은 단순한 복제약과는 다르고,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를 지나치게 인정해준 측면이 있다"며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도전' 전반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