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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글로벌 10대 트렌트-上] ‘트럼프화’ 확산...WTO 체제 불안 속 美·中경제 격돌

대내외 경제 악화로 세계 각국 ‘자국 우선주의’ 확대
지역주의와 보호주의 반발에 따른 다자무역질서 변화
美 ‘정치적 리스크, 통화정책 불확실성’ 경제 불안요소
中 성장위주 전략으로의 전환, 신흥국 불안의 탈동조화

[FETV=오세정 / 장민선 기자] [편집자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주요 국내외 미래 분석 자료 등을 토대로 2019년 글로벌 정치, 경제, 산업·경영, 기술, 에너지·자원, 사회·문화 등의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10대 트렌드를 선정했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의 ‘2019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바탕으로 각 분야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해본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대연)은 정치·경제 분야의 2019년 글로벌 트렌드로 ▲너도 나도 트럼프(Trumpfication) ▲WTO, WTO(WHERE TO GO) ▲워싱턴의 그리드락(Gridlock) ▲신묘(新猫:새로운 고양이)한 중국경제 ▲신흥국, Localized Pressure을 제시했다.

 

◆ 세계 정치·국제무역질서, ‘트럼프화’ 확산과 시험대 오르는 WTO 체제

 

2019년 세계 각국에서 대내외 경제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트럼프화’로 대표되는 자국 우선주의가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성환 현대연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출범한 이후 ‘자국 우선주의’가 극우 열풍과 결합돼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후보의 대통령 당선, 영국 보수당의 차기 주자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의 득세, 선진국 가운데 진보적인 국가로 여겨지는 스웨덴에서의 극우정당 약진 등을 주요 사례로 꼽았다.

 

그는 이어 “올해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폴란드, 태국 등 13개 국가에서 대선과 총선 등의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라며 “대중들은 악화되는 경제상황 등을 이유로 자국우선주의를 앞세운 후보 및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자국 우선주의의 심화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리중심 외교를 전개하는 한편, 역내 국가 간 협력을 통해 다자주의 가치를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19년 국제무역질서는 지역주의 확산, 보호주의 조치 빈발 등의 변화로 인해 다자무역시스템인 WTO(세계 무역 기구) 체제가 시험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천용찬 현대연 선임연구원은 “FTA, 관세협정 등 지역무역협정 신규체결 건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2017년 10년간 급증했다”고 밝혔다.

 

WTO에 따르면 1988~1997년(10년) 사이 글로벌 지역무역협정 신규체결 건수는 47건, 1998~2007년(10년)에는 155건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2017년(10년) 사이에는 237건으로 급증, 사상 최대치 기록했다.

 

천 연구원은 “최근에는 중국 등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발의건수도 빠르게 증가하는 등 보호무역 조치도 확산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세계 전체 반덤핑 조사 발의건수는 2008~2017년 10년간 총 256건으로, 이 가운데 2013년 이후에는 191건이었고 트럼프 행정부 첫해인 2017년 한해에만 54건이 발생했다.

 

2008~2017년(10년) 사이 대(對)중국 반덤핑 조치 발의건수는 총 71건, 전체 256건의 28%로 집계됐으며. 이는 단일국가 대상으로는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이에 “한국은 신시장 선점과 경쟁력 강화, 지역통합의 구심 역할을 위해 지역무역협정(FTA 등)의 체결을 지속 확대해야 한다”며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에 대해선 WTO의 무역정책감시,분쟁해결,판정실행 등 조정기능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 미국 ‘그리드락’ 우려·신묘(新猫)한 중국경제·신흥국 국부적인 압박

 

올해 미국이 ‘그리드락(Gridlock: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업무를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 정부와 의회 간 정책 추진에 대한 의견 차, 미 정부와 연준 간 통화정책에 대한 불일치 등이 미국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정민 현대연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면서 미 의회는 양분화됐고, 미국 국민들은 양정당 간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공화당의 양원 장악 실패로 재정정책 등 대내 정책 추진력이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봤다.

 

이어 “또 트럼프 행정부는 미 연준을 압박하는 등 통화 정책에 대한 이견이 존재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양호한 미국 경제 흐름에 따라 금리 인상이 지속돼 왔지만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의 확대로 통화 정책의 신중론이 제기되는 등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 연구위원은 “올해 미국 경제는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치적 리스크,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예상 밖의 미국 성장 경로를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경제 내 경기 과열 또는 후퇴기로의 빠른 진입 등 발생 가능한 충격에 대비해 국내 경제 펀더멘틀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9년 중국경제는 등소평의 ‘흑묘백묘(黑猫白猫)’를 재해석한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혹묘백묘는 등소평이 1970년대 후반부터 채택한 경제 전략의 하나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성장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적 정책 기조다.

 

한재진 현대연 연구위원은 “흑묘백묘 경제 모델을 기초로 기존의 경제의 구조개혁 강도를 잠시 낮추되, 경기침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성장위주의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시진핑 식 이른바 ‘신묘(新猫)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시진핑 정부는 중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위해 공급측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 기업부채 확산 등 부작용이 지속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미중 통상마찰 여파로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며 정책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위원은 “성장률 둔화, 미중 통상마찰 여파 등 대내외 하방 리스크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기존의 구조개혁 추진보다는 성장위주의 정책 추진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라며 “올해 중국은 대외 개방 가속 등 중장기적 정책 변화뿐 아니라, 경기 급랭에 대비한 폭넓은 경기부양 정책 추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개방화 가속이 예상되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흥국의 경우 대내외 건전성이 개선된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제한되면서 불안의 탈(脫)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정원 현대연 연구원은 “과거 금융 불안 발생 시 신흥국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라면서 “그러나 최근 글로벌 유동성 축소 압력이 각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은 개별 국가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가 별로 경제성장률, 경상수지 및 정치 불확실성 등 대내외 건전성에 차이가 나타남에 따른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터키 등 취약국에서 발생한 금융불안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여타 신흥국으로의 전이가 제한되고 있다”고 봤다.

 

이어 “올해 미국 연준 기준금리 추가 인상 및 유럽중앙은행 양적완화 종료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 축소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개별 국가 별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내외 건전성 및 정치 불안국 등을 중심으로 발생 가능한 금융불안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