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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18년만에 총파업 기로…이들은 왜 파업까지 왔나?

KB 노조, 어제 총파업 결의대회 개최, 오늘은 찬반 투표 진행
핵심쟁점은 성과급 지급‧임금피크제 도입시기‧페이밴드 도입 등

 

[FETV=오세정 기자] KB국민은행이 18년 만에 총파업 기로에 섰다. 오늘(27일) KB국민은행 노조는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여기서 조합원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게 되면 내년 초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성과급 지급,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 확대 등 핵심쟁점을 두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KB노사는 지난 24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임단협 관련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됐다. 이에 KB노조는 본격적인 총파업 절차에 들어갔다.

 

◆ 총파업 기로 선 KB국민은행, 그 배경과 현황은?

 

국민은행 노조 측은 “여러차례 임단협 및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2차례 중노위 조정을 받았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측은 어떤 입장 변화나 접촉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고한 총파업 전까지 기다릴 생각이 있지만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가 없다면 파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KB노조는 이미 파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총파업 결의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지난 26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에는 조합원 5000여명이 참석했다고 KB노조는 추산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부산·대구·대전에서 지부별로 결의대회를 개최해 왔다. 결의대회에서 노조 주요 간부들은 삭발 투쟁에 나서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27일에는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찬성이 높게 나올 경우 내년 1월 초 파업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1월 7일 총파업 전야제를 열고, 1월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이번 투표에서 총파업이 가결되고 이후 노사 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국민은행은 내년 초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총파업은 지난 2000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당시 파업을 진행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노사 간 핵심쟁점은?

 

노사 간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핵심쟁점은 성과급, 임금피크제, 페이밴드 등이다.

 

우선 성과급의 경우 노조는 올해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한 만큼 작년 성과급(300%)과 비슷한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2조79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2조1750억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사측은 올해 실적이 연초 정한 목표에 미달했고, 내년 은행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PS(Profit Share·이익분배)제도를 협의하면서 성과급 비율을 조정해보자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양측은 올해부터 PS제도를 자기자본이익률(ROE) 방식으로 개선해 지급하는 데 합의했지만 세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도 양측 간 의견이 갈린다. 노조는 도입 연령 시점을 만56세로 1년 늦추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부점장과 팀장급의 진입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만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부점장은 만 55세가 되는 달의 다음 달에 임금피크제가 시작되지만 팀장급 이하는 만55세가 되는 해의 다음 연도 초부터 시작되는 구조다. 통상 부점장의 임금피크제 적용시점이 팀장급 이하 직원보다 평균 5.5개월 빠른 것이다.

 

‘페이밴드’도 주요 쟁점이다. 국민은행은 2014년 11월 이후 입행한 신입직원들부터 페이밴드(일정기간안에 직급 승진을 못하면 임금이 오르지 않는 방식)를 적용 중이다. 페이밴드는 일정 기간 안에 위 직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기본급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종의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다.

 

역량 및 성과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제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됐다. 기존 임금 체계는 국민은행은 직급 승진과 관계없이 3년마다 호봉 등급이 상승하고, 이에 맞춰 기본급이 올라가는 구조로 돼 있었다. 그러나 2014년 11월 이후 입행 직원에 대해서는 일반직을 단일 직군으로 통합해 L0~L4 등 5개 직급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조직 내 차별제도라고 지적하며 전면폐지를 요구하는 한편 사측은 형평성 있는 급여체계라고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석호 KB노조 홍보본부 부위원장은 “임단협은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서 진행하는데 이번 교섭에서 사측은 근로조건 개선이 아니라 후퇴하는 안건을 제시했다”고 총파업 결의대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박홍배 KB노조 위원장은 지난 26일 결의대회에서 “내년 1월 8일 KB노조는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 국민은행 영업점을 멈춰세우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압도적인 투표 찬성 가결로 우리의 뜨거운 투쟁의지를 보여주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