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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후폭풍, 대출금리 상승기류…1500조의 가계부채 '우려고조'

주택대출금리 연5% 돌파 임박, 내달 대출금리 또 오를 듯
다중채무자·자영업자 부채 ‘위험권’…가계부채 부실화 우려

 

[FETV=오세정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 대출금리가 다시 뜀박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에 육박한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더 오르면 1500조원에 달하는 국내 가계부채가 위태로운 형국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통상 미국의 금리인상은 시차를 두고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에 반영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국제금리, 은행채 채권금리, 예금금리 등이 오르면 동반 상승한다. 코픽스는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만큼 가계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이 지난 10월까지 1년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코픽스는 미국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달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상승곡선은 더 가팔라졌다.

 

지난 17일 발표된 11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신규 취급액 기준 1.96%로,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코픽스 상승에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미 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이날 기준 KB국민은행 4.82%, 신한은행 4.60% 등이다.

 

문제는 이 같은 수치에는 이번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 추가 인상 요인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시장금리 인상에 3분기 1500조원을 돌파한 가계 빚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는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는 149만 9000명, 대출 규모는 85조 10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7.6%다.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70%에 육박한다는 의미로, 전체 평균(38.8%)을 2배 가까이 웃돈다.

 

이자 부담이 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화 우려도 나오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이러한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20일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향 움직임은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추가 불안 요인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켜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2.0~2.25%인 기준금리를 2.25%~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올 들어 4번째 인상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상향 조정하면서 좁아졌던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은 최대 0.7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