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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화웨이 이란제재 위반에 HSBC·스탠다드차타드 국제결제망 연루 의혹"

 

[FETV=김영훈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의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것과 관련해 두 영국계 은행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들 은행이 화웨이에 속아 대이란제재 위반에 연루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화웨이가 홍콩의 통신장비판매업체 스카이콤을 통해 이란에서 사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수년간 금융기업들에 숨겨왔고 그 금융기관들 가운데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이란에서 영업하는 업체인 이란 사업과 관련한 스카이콤과의 관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캐나다 검찰은 화웨이가 제재를 받는 국가에서 국제결제망을 통해 자금을 가져오기 위해 스카이콤과의 관계를 속였다고 설명했다.

 

WSJ는 스카이콤의 자금이 화웨이로 전달된 수법과 그 과정에 은행들이 연루된 방식은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 7일 공개된 캐나다 법정 문건에 따르면 미국 수사당국은 화웨이가 이란 사업을 위해 스카이콤을 '비공식 자회사'처럼 운용하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멍완저우는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국 수사당국의 추적을 받다가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됐으며 미국 인도 여부를 결정할 심리를 앞두고 보석에 관한 심리가 별도로 진행 중이다.

 

그는 다른 화웨이 인사들과 함께 화웨이와 스카이콤의 관계를 은행들이 알지 못하도록 숨기는 수법으로 국제 금융시스템에 접근한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WSJ는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등 은행들이 화웨이의 요청에 따라 수억 달러를 결제해왔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법원에 제출된 문건에는 화웨이 임직원들이 화웨이와 스카이콤의 관계에 대해 이들 두 기관 외에 최소 3개 기관을 더 오도했다는 의혹이 적혀 있다.

 

미국 수사기관이 화웨이의 기만적 행위를 지적하고 있으나 은행들의 과실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들은 자금세탁 방지법 준수를 위해 고객 사업과 금융활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고위험 고객들에 대해서는 추가 실사와 점검을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미국 수사당국의 문건에는 은행들의 범법행위에 대한 혐의는 없고 오히려 은행들이 피해자처럼 그려지고 있다.

 

미국 수사당국은 화웨이가 은행들에 잘못된 설명을 함으로써 "내부 정책을 위반하고 미국의 제재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은행들을 벌금과 몰수 위험에 노출시켰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다. 급성장세를 타면서 세계 각국에서 사업을 하는 화웨이에 글로벌 은행 접근권은 중요하고, 은행들에도 꾸준히 수수료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중국 성장기업들은 반가운 고객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는 화웨이의 최대 금융 파트너로 지난 10년간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대출과 채권 판매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씨티그룹과 ANZ, DBS그룹, 중국은행도 일부 역할을 맡고 있다.

 

WSJ는 화웨이와 은행들은 코멘트 요청에 응답하지 않거나 즉각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